기관투자자는 주식시장의 근간이 되는 기업공개시장을 지배할 뿐 아니라 누구보다 정보를 빠르게 잡아 투자에 활용합니다. 이들은 자금력도 막강합니다. 오늘 나는 이 종목을 사고 이 종목을 팔았는데, 기관투자자들은 어땠을까요. 증시 돋보기가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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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장중 기관투자자의 순매도 순매수 상위 종목. |
[비즈니스포스트] 기관투자자가 이틀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반면 또 다른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 주식은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미국의 긴축정책 강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를 향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등 불확실한 시장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5일 국내 주식 정규시장(장 마감 뒤 시간외거래 미포함)에서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3887억 원어치 사고 4427억 원어치 팔았다. 순매도 규모는 540억 원으로 집계됐다.
기관투자자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삼성전자 팔자 흐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 주가는 기관투자자의 순매도에도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에 힘입어 이날 크게 올랐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4.35%(2500원) 오른 6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1일 4.35% 상승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는 6월16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종가 기준 6만 원을 회복했다.
전날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인 대만 TSMC가 2분기 ‘깜짝실적’을 발표하고 미국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크게 오른 점이 반도체주를 향한 전반적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14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날보다 1.92%(49.56포인트) 오른 2626.92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각각 0.46%와 0.30% 내리고 나스닥지수가 0.03% 상승한 것과 비교해 크게 올랐다.
기관투자자가 이날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K하이닉스로 나타났다.
기관투자자는 SK하이닉스 주식을 31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1393억 원어치를 사고 1083억 원어치를 팔았다.
기관투자자는 전날에는 SK하이닉스 주식을 삼성전자에 이어 2번째로 많이 순매도했는데 이날은 가장 많이 담았다.
SK하이닉스 주가는 기관과 외국인투자자의 쌍끌이 매수세에 크게 올랐다.
SK하이닉스 주가는 5.00%(4700원) 상승한 9만8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5% 이상 오른 것은 3월17일 6.44% 상승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주가는 6월14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종가 기준 9만8천 원대를 회복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 TSMC의 깜짝실적 덕에 반도체를 향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며 크게 올랐지만 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시장에서는 TSMC의 호실적이 주식시장에 오히려 불안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TSMC의 상황이 좋다는 것은 여전히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단단하다는 것인데 이는 인플레이션이 단기간에 의미 있는 수준까지 완화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 부담일 수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원 오른 1326.1원에 장을 마감했다. 하루 만에 1.06% 오르며 연고점을 새로 쓰는 동시에 2009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종가를 보였다.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지분을 각각 50%가량 들고 있는데 원/달러 환율 상승은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기관투자자는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3358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순매도 흐름을 이어갔다.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외에 에코프로비엠(-255억 원), KB금융(-188억 원), 엘앤에프(-160억 원), 셀트리온(-159억 원) 등을 크게 순매도했다.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SK하이닉스와 함께 삼성전기(241억 원), LG이노텍(174억 원), 에코프로(83억 원), 삼성전자우선주(71억 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한재 기자
▲ 15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화면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