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우리금융그룹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보면 1년 전과 비교해 기후 및 환경보전과 관련된 대응 전략들이 크게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금융선진국의 자본은 신규 투자를 진행할 때 까다롭게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요소를 평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이제 ESG에 대한 판단은 국내 금융사에도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금융 지속가능보고서 살펴보니, 기후 환경 관련 10페이지 더 늘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2021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글로벌 기준에 맞춰 탄소배출 감축 등 기후변화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강화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고서에 기록했다. 

12일 2021년 우리금융그룹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2022년 5월까지 지속가능경영과 관련해 모두 12개의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거나 지지선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9개를 2021년 이후 가입했는데 하나 같이 탄소감축, 온실가스 배출, 육상생태계 보전 등 기후변화 및 환경보전과 관련된 이니셔티브들이다.

구체적으로 2021년 1월 TCFD(기후변화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를 시작으로 2월 CDP(탄소정보공개), 8월 EP(적도원칙)과 PCAF(탄소회계금융협의체), 9월 SBTi(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와 비즈니스앰비션포 1.5℃ 캠페인, 레이스투제로 캠페인, 올해 1월 TNFD(자연정보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 5월 비즈니스포랜드 등에 참여했다.

우리금융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목차부터 바꿨다. 

우리금융은 지난해까지 참고자료에 넣었던 ‘글로벌 이니셔티브 가입 현황’을 앞쪽으로 옮겨 별도 항목을 만들었다. 지난해 보고서와 비교했을 때 이번 보고서에서 목차가 변경된 항목은 글로벌 이니셔티브 가입 현황이 유일해 얼마나 중요도가 높아졌는지 알 수 있다.

우리금융이 지난 1년 동안 기후환경 변화를 막기 위해 힘을 줬다는 것은 ‘기후변화 관리 및 TCFD(기후변화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 항목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번 보고서는 참고자료를 제외하고 모두 100페이지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보다 10쪽이 늘었는데 모두 기후변화 관리 및 TCFD 항목에서 늘어났다.

그 결과 기후변화 관리 및 TCFD 추진사항 관련 내용은 지난해 2페이지에서 올해 12페이지로 크게 늘었다.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는 기후변화에 따른 전 세계경제의 재정적 위험을 막기 위해 세계 주요 20개국(G20)의 요청에 따라 금융안정위원회(FSB)가 만든 기후 관련 국제적 이니셔티브다.

TCFD는 기후변화 상황을 반영한 자본할당을 위해 ‘지배구조’ ‘전략’ ‘위험관리’ ‘지표와 목표’ 등의 항목별 이행체계를 구축하고 관리 및 보고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데 2020년대 들어 글로벌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대표적 ESG 관련 공시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금융사뿐 아니라 삼성전자, 현대차, SK, 포스코 등 굴지의 기업들이 TCFD의 권고를 바탕으로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월 TCFD 지지선언 이후 기후변화 지배구조, 전략, 리스크관리, 지표와 목표 등 각 항목별로 구체적 진행사항을 설명했다.

여기에는 이사회 내 ESG경영위원회와 리스크관리워원회를 통한 기후리스크 관리 방안 체계구축, 기후리스크 관리를 위한 중장기 추진방안, 탄소중립 실행을 위한 금융배출량 감축목표 등이 담겼다.

이렇게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바탕으로 한 기후 관련 활동을 강화하는 일은 단순히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가는 구색 맞추기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외국인의 투자를 끌어오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지속가능보고서 살펴보니, 기후 환경 관련 10페이지 더 늘었다

▲ 2021년 우리금융그룹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영문본 표지.


유럽 등 금융선진국 자본은 신규 투자를 진행할 때 점점 더 까다롭게 ESG 요소를 평가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ESG경영은 국내 금융사에도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

우리금융은 2021년 1월 TCFD 지지선언 이후 기후환경 관련 글로벌 이니셔티브 참여를 늘렸는데 이 시기부터 외국인 지분도 크게 늘기 시작했다.

외국인투자자는 11일 기준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40.03% 들고 있다.

우리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2021년 1월 24%대에 그쳤으나 올해 초 30%를 넘겼고 이후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외국인투자자의 국내 증시 탈출 흐름에도 꾸준히 매수세가 몰리며 6월 사상 처음으로 40%도 넘어섰다.

우리금융은 ESG경영과 관련해 ‘금융을 통해 우리가 만드는 더 나은 세상(Good Finance for the Next)’를 경영비전, ‘2050년 그룹 내부 및 자산포트폴리오의 탄소배출 제로 달성’과 ‘2030년 ESG금융 100조 원 지원’을 담은 ‘플랜제로100’을 중장기 목표로 삼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ESG상품, ESG대출, ESG투자, ESG채권 발행 등 모두 10조210억 원 규모의 ESG금융 성과를 냈다. 지난해 8조200억 원보다 25% 늘어난 것으로 2030년 ESG금융 100조 원 지원(누적) 목표의 18%가량을 채웠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이번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인사말에서 “기후위기 대응과 자연회복에 앞장서는 기업이 되겠다”며 “ESG 문화를 대내외에 확산해 상생경영을 달성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 금융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10일 지주사 전환 4년차에 따른 4번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놨다. 우리금융은 2019년 지주사 출범 이후 매년 우리은행 등 그룹사의 지속가능경영 활동과 성과를 알리기 위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