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가 간편결제시장에서 각기 다른 전략으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금융사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간다는 목표를 세운 반면 카카오페이는 금융권 직접진출을 통해 직접 혁신금융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간편결제시장서 서로 다른 전략, 누가 먼저 성과 낼까

▲ 네이버파이낸셜 로고(위쪽)와 카카오페이 로고.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게임즈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왔다.

반면 네이버는 플랫폼을 바탕으로 AI기술과 자율주행, 클라우드 등 핵심기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비교적 '조용하게' 혁신을 추구해 왔다.

이는 같은 IT기업이라고 여겨지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구체적 사업에서 다소 결이 다른 방향을 추구하고 있는 것과도 연관지을 수 있다.

네이버는 IT에서 테크에 관심을 두고 탁월한 기술력을 일궈나가는 것에 힘을 쏟는 반면 카카오는 구체적 서비스로 실현해 내는 것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간편결제시장에서의 상반된 전략도 이런 흐름에 따라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19일 간편결제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하반기 안으로 디지털 손해보험사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을 세우고 정식 서비스를 출범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4월 손해보험사 설립인가를 받고 온라인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세운다는 구상을 짰다.

현재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손해보험협회에 회원사 가입 신청서를 이미 낸 상태로 협회 이사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협회 가입은 손해보험업 진출의 마무리 단계로 평가되는 만큼 머지않아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본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2020년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하고 동전 모으기, 자동투자 등 일상과 연결한 펀드 서비스를 내놓고 소액으로 꾸준히 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 문화를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카카오페이와 함께 간편결제업계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네이버파이낸셜은 직접 진출 방식이 아니라 전통 금융사와 협업을 통해 간접적으로 금융분야에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온라인 소상공인(SME)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시장 공략을 위해 2020년에는 미래에셋캐피탈과, 2021년에는 우리은행과 협업해 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

전통금융권이 우위를 지니는 금융상품 개발 역량에 네이버파이낸셜의 플랫폼 강점을 활용해 시너지를 확대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앞으로도 이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이사는 14일 열린 '네이버파이낸셜 미디어데이 2022'에서 "금융소비자의 니즈와 불편함을 금융사와 연결을 통해 풀어나가는 역할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금융사들과 협업해서 충분히 혁신적인 금융을 만들어내고 서비스 해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협력관계를 확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금융부문이 역사가 오래되고 고도화된 사업인 만큼 해당 분야의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갖춘 전통 금융사와 협력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이다.

다만 박 대표는 "혁신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라이선스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확보할 생각이다"며 유연한 자세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수익면에서는 일단 네이버파이낸셜이 카카오페이보다 우위에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2020년과 2021년 모두 영업이익 흑자를 냈으며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 흑자기조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카카오페이는 2020년에 이어 2021년까지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10억7900만 원을 기록하면서 적자행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2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5월에 처음으로 월간 거래액 10조 원을 돌파하는 등 거대한 이용자 규모를 바탕으로 거래액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수익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카카오페이의 누적 가입자 수는 1분기 말 기준으로 3788만 명,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156만 명이다.

주가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아직 비상장인 반면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1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됐다.

상장 이후 경영진의 주식매도, 2대 주주의 블록딜 등 대형악재들이 잇따르면서 지난해 한때 20만 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7만 원대로 주저앉은 상황이다.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