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연이은 선거 패배와 당내 계파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젊고 새로운 인물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이들은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이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에서 이들의 도전이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민주당 떠오르는 97그룹 누구, 박용진 김한규 강병원 전재수 박주민

▲ (왼쪽부터) 박용진 의원, 김한규 의원, 강병원 의원.


16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민주당 97그룹 가운데 박용진 의원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다.

박 전 원장은 민주당 세대교체론과 관련해 "이재명 의원 혼자 독주하면 문제가 되지만 지금 97그룹도 도전하려고 한다"며 "저는 대표적으로 박용진 의원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행자가 박 의원의 당대표 당선 가능성을 묻자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니라 정치는 도전해야 된다"며 "늘 당은 개혁하고 혁신해야 되고 새로운 젊은 세대들에게 길을 터줘야 된다"고 대답했다.

젊은 정치인들은 도전해야 하고 그 도전의 풍토를 본인을 포함한 기존 정치인들이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원장은 "어떤 권력도 그 누구도 정치는 민심을 이길 수 없고 경제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며 "97그룹은 도전해야 하고 그 이후는 당원과 민심이 결정할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이 주목하고 있다는 박용진 의원은 노동운동가 출신의 진보 성향 정치인이다.

박 의원은 1971년 전북 장수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 사회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교 국정관리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를 취득했다.

그는 지난 2010년 진보신당 부대표를 맡으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민주통합당, 새정치민주연합을 거쳐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됐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때 서울 강북구을에서 당선됐고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때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 20대 대통령선거 때 당내 경선에 참여했는데 여권 후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러 차례 이재명·이낙연 후보에 이어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박 의원은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당은 안 된다며 전당대회 룰 변경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폐쇄적 현행 전당대회 룰을 가지고는 이기는 정당을 만들 수 없다"며 "당심과 민심 각각 50 대 50으로 구성하는 선출방식을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할 수 있다면 아예 70%까지 국민들의 의견이 담겨야 한다"며 "지금 당장 누구에게 유리하고 불리하고를 따지며 샅바싸움 할 때가 아니다"고 당내 갈등을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86그룹으로 묶이는 최재성 전 정무수석은 김한규 의원에 눈길이 간다고 했다.

최 전 수석은 15일 MBC라디오 뉴스하이킥에서 최근 떠오르는 97그룹 가운데 세대교체를 할만한 인물이 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개인적으로 김한규 의원을 주목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정치에 입문하는 과정이나 본인의 생각, 주장들이 개혁적이다"며 "맨땅에 헤딩하며 여기까지 온 사람인 만큼 조금 더 깊숙이 얘기도 나눠보고 싶고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한규 의원은 1974년 출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 학사와 법학 석사 과정을 마쳤고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석사과정을 밟았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선대위에서 부대변인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민주당 부대변인,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을 거쳐 2021년 6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을 지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제주시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다만 김 의원은 15일 민중의소리 인터뷰에서 "꼭 나이가 아니라 환경을 포함한 미래 아젠다, 경제 등에서 국민과 당원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세력이 나와야 한다"며 "물리적으로 젊은 세대라고 해서 세대교체를 얘기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민주당 안에서는 강병원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병원 의원도 1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역사적 사명이 맡겨진다면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며 당권에 도전할 의지를 내비쳤다.

강 의원은 1973년 전북 고창 출신이다. 서울대 농경제학 학사를 취득했으며 현재 서울 은평구을 국회의원이자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에서 상임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2002년 제16대 대선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행비서를 맡으며 본격적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행정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거쳐 민주당 부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은평구을에서 당선됐으며 그 다음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전재수 의원도 97그룹을 주역으로 하는 세대교체론에 힘을 실었다.

전 의원은 1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내에서 7080년대생들의 실력과 능력을 의심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며 "그러나 그 의심보다 사람을 교체하고 변화시키는 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세대교체라는 흐름을 돌이킬 수 없도록 만드는 것에 저도 일정한 역할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고 명확히 밝히진 않았으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전 의원은 1971년생으로 동국대에서 역사교육과 학사와 정치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2000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입법보좌관으로 정치생활을 시작해 청와대 경제수석실, 제2부속실을 거쳐 민주당 원내부대표를 지냈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때 부산 북구강서구갑에 출마해 당선됐으며 제21대 선거에서도 재선에 성공했다.

이 외에도 1973년생 강훈식 의원, 1973년생 박주민 의원, 1978년생 이탄희 의원, 1979년생 고민정 의원, 1977년생 김해영 전 최고위원 등이 97그룹의 일원이다.

강 의원은 건국대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인터넷정당 정정당당 대표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제20대 총선에서 충남 아산 지역에 출마해 당선됐고 21대 총선에서 재선했다.

박 의원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변호사 활동을 하다가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을 맡으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때 서울 은평구갑에 당선된 뒤 제21대 선거 때 재선에 성공했다. 올해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참여하기도 했다.

제20대 국회 때 법제사법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제21대 국회에서도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역임했다. 민주당 정책위원장 부의장, 국회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이 의원은 서울대 법학과 학사를 취득한 뒤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석사를 받았다. 2008년 수원지방법원에서 판사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 광주·제주·수원지방법원을 거쳤다. 2020년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았고 경기 용인시정 제21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고 의원은 경희대 동아시아어학과에서 중국어를 전공했으며 졸업 이후 KBS 아나운서로 일했다. 2017년 대통령비서실 부대변인, 선임행정관으로 정계에서 일을 시작했으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때 서울 광진구을에서 당선됐다. 현재 민주당 원내전략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부산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새정치민주연합 부산광역시당 연제구 지역위원장으로 일하며 정계에 들어섰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산 연제구에 출마해 당선됐으며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냈다.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