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푸드빌의 '빕스 등촌점'(왼쪽), SPC그룹의 '던킨 망원점'(가운데), 롯데지알에스의 '롯데리아 홍대L7점'(오른쪽) |
[비즈니스포스트] 프랜차이즈업계에 특화매장 열풍이 불고 있다.
소비 과정에서 신선한 재미와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문화가 퍼지면서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다양한 콘셉트의 특화매장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12일 CJ푸드빌에 따르면 올해 7월 안으로 패밀리레스토랑 프랜차이즈 빕스의 일반매장 2곳을 특화매장으로 재단장하는 등 특화매장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빕스의 특화매장에서는 ‘프리미엄 스테이크’와 ‘샤퀴테리(육류가공품)’를 즐길 수 있다. 와인과 맥주 등 주류도 무제한 제공된다. 빕스의 특화매장은 CJ푸드빌의 수익성 강화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빕스는 2019년부터 고급화를 내세운 특화매장 ‘빕스 프리미어’와 ‘빕스 테이스트업플러스’를 늘려가고 있다.
2019년 등촌점 리뉴얼로 시작된 빕스의 특화매장 숫자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매장의 70%를 넘어섰다. 특화매장이 일반화된 셈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빕스의 특화매장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관련 투자를 늘릴 계획을 세워뒀다"고 말했다.
롯데지알에스 역시 특화매장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지알에스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롯데리아와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엔젤리너스로 현재 5곳의 특화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말 테스트베드 콘셉트의 ‘롯데리아 홍대L7점’을, 엔젤리너스는 지난해 8월부터 ‘아일랜드 점’, ‘홍대L7점’, ‘롯데월드몰B1점’, ‘ A'lement 스토어’, ‘의왕 타임빌라스점’ 등을 특화매장으로 선보였다.
롯데지알에스 관계자는 "지역 상권 특성을 반영한 특화매장 관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프랜차이즈의 장점이 통일성이지만 이색적 경험을 제공해 고객을 사로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화매장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식상하다고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의 이미지가 ‘힙’해지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 특화매장 출점이 필수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화매장은 인테리어 콘셉트, 메뉴, 운영방식 등의 요소에서 일반매장과 차별점을 둔 매장이다.
프랜차이즈의 본질은 고객에게 균등한 수준의 서비스와 제품, 매장 분위기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프랜차이즈업계가 차별화로 무장한 특화매장을 내는 것은 본질과 한발짝 떨어진 행보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특화매장은 프랜차이즈업계의 고질적 약점인 식상함을 가라앉힐 수 있는 보완책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프랜차이즈업계의 주요 고객층인 MZ세대가 익숙함보다 신선함을 추구하는 소비 성향을 지닌 점을 감안하면 특화매장의 출점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PC그룹도 특화매장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베스킨라빈스는 2017년 브라운청담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2곳의 특화매장(플래그십 매장 포함)과 24시간 무인매장 2곳을 냈다. 베스킨라빈스의 특화매장은 ‘버블’, ‘한옥’, ‘원더랜드’, ‘케어베어’, ‘빛’ 등의 인테리어 콘셉트와 다양한 매장 한정메뉴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 던킨은 올해 초부터 ‘던킨 뉴웨이브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6월까지 콘셉트 매장 3곳의 문을 열었다. 파리바게뜨도 지난달 연구소 콘셉트의 매장 ‘랩오브파리바게뜨’를 열며 특화매장 출점 확대에 나서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의 특화매장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특화매장이 우후죽순 생기는 데 따른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별한 경험도 반복되면 지겨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소수의 매장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정체성을 가지고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모범답안’ 같은 특화매장이 여기저기에 생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화매장은 소비자들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과 충성고객 확보를 목표로 하는 곳이다. 매장의 매출과 이익 극대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는 일반매장과 목적지가 다르다.
즉 ‘얼마나’가 아닌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파느냐가 특화매장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