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언론 “퀄컴과 엔비디아, 삼성전자 3나노 우려에 TSMC로 이동”

▲ 삼성전자가 3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에 활용하는 신기술 안내.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3나노 반도체 파운드리 미세공정에 선제적으로 신기술을 도입하자 퀄컴과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이 오히려 불안감을 느껴 대만 TSMC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 삼성전자의 성공적 신기술 도입 가능성이 파운드리 고객사들에 신뢰를 얻지 못해 TSMC의 미세공정 기술에 반도체기업들의 더 큰 기대가 걸리고 있다는 것이다.

7일 반도체 전문매체 EE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TSMC는 2025년 양산을 시작하는 2나노 반도체 미세공정부터 새 ‘나노시트’ 기술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TSMC는 글로벌 기술 심포지엄을 앞두고 일부 언론을 대상으로 개최한 사전 발표회를 통해 이런 내용을 공개하며 반도체 성능과 전력 효율에 큰 폭의 개선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나노시트는 반도체 트랜지스터에 전류가 흐르는 구조를 바꿔 높은 성능을 구현하는 새 공정 기술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부터 도입하는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에 핵심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올해 양산하는 3나노 공정 반도체부터 나노시트를 적용한다고 밝힌 반면 TSMC는 2025년 양산하는 2나노 공정부터 이를 활용하는 만큼 약 3년의 기술 격차가 존재하는 셈이다.

파운드리사업 신규 경쟁사로 등장한 인텔도 TSMC보다 앞서 나노시트 기술 도입을 예고했다.

그러나 투자기관 번스타인은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 나노시트 기술 적용을 서두른 결과가 오히려 반도체 파운드리 고객사 수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크 리 번스타인 연구원은 EE타임스를 통해 “삼성전자가 최초로 나노시트를 상용화했지만 퀄컴과 엔비디아 등 고객사들은 실행 단계의 리스크를 우려해 TSMC로 이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나노시트 기술 난이도가 높은 만큼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서 이를 확실하게 상용화할 수 있을지 불안감을 느낀 주요 고객사들이 삼성전자에 반도체 위탁생산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번스타인 연구원은 새로운 기술을 상용화할 때 예측 가능한 품질과 수율, 생산량과 단가 등이 확정되어야 한다며 TSMC는 이런 측면에서 장점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삼성전자가 주요 반도체 파운드리 고객사들에 아직 TSMC보다 더 신뢰를 얻지 못 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증권사 웨드부시도 EE타임스를 통해 나노시트와 같은 신기술 도입은 고객사들에 리스크가 큰 선택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TSMC는 고객사와 더욱 확실한 신뢰를 유지해 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3나노 미세공정 신기술 도입이 파운드리사업에서 TSMC에 기술 우위를 확보하는 ‘게임체인저’ 역할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전략이 오히려 고객사들의 불안감을 키운다면 TSMC보다 더 앞선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도 실제 수주에 큰 성과를 보지 못하는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TSMC도 이르면 연내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을 계획하고 있어 삼성전자와 수주전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고객사들이 우려하는 3나노 공정 반도체의 안정적 수율 및 생산 능력 확보에 성공한다면 이는 고객사들의 인식을 바꾸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나노시트 기반의 GAA 공정은 TSMC가 3나노 공정에 활용하는 핀펫 공정보다 반도체 성능 및 전력 효율 향상에 큰 효과를 낼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안에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웨드부시는 EE타임스를 통해 인텔이 파운드리사업에 이전보다 훨씬 큰 규모로 투자를 확대하면서 파운드리시장 경쟁 판도를 뒤흔들 잠재력도 있다는 시각을 내놓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