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넥센타이어의 올해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고유가에 따른 원재료 비용 상승, 높은 운임, 차량생산 적체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부회장은 스포츠 마케팅으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수익성이 높은 교체타이어(RE) 시장에서 판매 확대에 기대를 걸 것으로 보인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넥센타이어가 올해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넥센타이어는 올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이 105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21년과 비교해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증권사가 전망하고 있는 넥센타이어의 올해 영업손실 규모는 연초 200억 원대 초반에 머물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고유가에 따른 타이어 원재료 확보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어의 주요 원재료인 석유화합물 부타디엔은 2022년 1분기 톤당 평균가격이 1024달러에 이르렀다. 연초 톤당 800달러였던 점과 비교하면 200달러 이상 비용이 증가한 것이다.
더구나 5월만 놓고 보면 부타디엔의 평균 가격은 1톤당 1420달러까지 치솟았다. 고유가 상황이 지속할수록 부타디엔 가격이 천정부지로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물류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반면 반도체 부족으로 올해 차량 생산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강 부회장으로서는 신차용타이어(OE) 대신에 교체용타이어(RE) 판매 확대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완성차업체에 납품하는 신차용타이어와 달리 교체용타이어시장은 타이어회사가 가격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교체용타이어시장의 수익이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넥센타이어를 비롯한 국내 타이어 3사는 원재료 가격 상승 등에 대응하기 위해 타이어가격을 지속해서 인상해 왔다. 더구나 5월에도 글로벌시장 공급 타이어 가격을 최대 10% 인상하면서 비용 부담을 판매가격에 전가하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넥센타이어의 타이어 판매 단가가 1% 상승하면 연간 영업이익이 229억 원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완성차업체와는 대량 납품에 따른 협상을 벌어야 해 비용 상승분을 타이어가격에 반영하는데 어느 정도 시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타이어업체는 가격 상승분을 즉각 반영할 수 있는 교체용타이어 판매 확대에 힘을 써야 할 필요성이 크다.
특히 넥센타이어는 올해 강 부회장이 그동안 공들여온 스포츠 마케팅이 성과를 내고 있어 교체용타이어 판매량 확대의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 부회장은 대학시절 스노우보드 선수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넥센타이어의 스포츠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특히 올해는 넥센타이어가 후원하고 있는 팀들이 곳곳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대중들에게 넥센타이어 브랜드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표적으로 넥센타이어가 7년째 후원을 하고 있는 영국 축구구단인 맨체스터시티FC(맨시티)가 23일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뿐 아니라 넥센타이어가 후원하는 이탈리아 AC 밀란은 세리에 A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구단 역시 유로파 리그 우승을 거머쥐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넥센타이어 브랜드 노출도가 크게 높아졌다.
이렇게 높아진 브랜드 인지도가 교체용타이어 판매 확대로 이어진다면 넥센타이어의 수익성 방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에서 후원하고 있는 팀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넥센타이어 교체용타이어 영업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이런 마케팅 활동들이 추후 실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