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불거졌던 당내 갈등을 추스르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의 내홍에 실망한 민심을 되돌려 경합지역 승리에 보탬이 될지 주목된다.
 
민주당 당내 갈등 봉합 분위기, 초경합 지역 판세에 영향 미칠까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과 윤호중·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30일 인천 계양구 이재명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합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내 쇄신과 과오 사과 등을 두고 심화한 갈등이 주말을 지나 봉합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윤호중·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인천 계양구에 위치한 이 위원장 국회의원 보궐선거 캠프사무실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었다.
 
당 쇄신안을 두고 충돌하며 공동 선거 유세에 불참하기도 한 윤 위원장과 박 위원장은 손을 맞잡고 다시 '원팀'을 외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위원장은 "목표는 같지만 속도와 과정에 약간의 이견이 있었던 것을 이제는 한데 모아 같이 손잡고 가는 것을 그림으로 보여주자"고 제안했다.

이 위원장은 앞서 박 위원장이 제안한 5가지 당 쇄신안과 관련해 "혁신과 개혁, 더 나은 세상을 추구하는 민주당이 어떻게 쇄신안을 반대하거나 달리 해석하겠느냐"며 "선거가 끝난 뒤 당 혁신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24일 단독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이 정말 잘못했다"고 ‘586 용퇴설’을 주장하며 △젊고 역동적인 민주당 만들기 △성폭력 근절 △국민과 한 약속 지키기 △언어폭력 징계 △양극화 해소 등 5대 혁신안을 내놨다.

하지만 윤 위원장이 이를 향해 "개인 입장"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민주당은 이후 ‘내홍설’에 휩싸인 바 있다.

박 위원장은 30일 페이스북에 “문자 폭탄이 하루에 만 통이 오더라”며 “민주당은 대선에서 지고 왜 국민들에게 지지를 잃었는지 반성하고 개선하겠다며 제게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곳곳이 보이지 않는 벽으로 가득했다”고 적었다.

박 위원장은 “그래도 진통 끝에 약속했다”며 “제가 제안한 5대 혁신안을 선거 뒤에 추진키로 결의하고 발표했다”고 합의가 이뤄졌음을 강조했다.

민주당이 이날 한 목소리를 내기로 하면서 떠나가는 민심을 붙잡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지난 대선에선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 사이 진통을 겪었으나 극적 봉합이 이뤄진 이후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석패했다.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는 비록 졌지만 여야를 통틀어 낙선자 가운데 역대 최다 득표인 1614만 표를 얻었다. 표차도 0.73%포인트로 가장 작았다.

문재인정부 지지율도 역대 임기 말 정부 가운데 가장 높았다. 리얼미터 발표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지지율은 임기 마지막 날인 5월9일 41.4%를 지키며 역대 유일하게 40%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민주당은 대선 패배 뒤 리더십 부재와 당내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최근까지 지지율 추락을 막지 못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11일 41.2%로 국민의힘과 격차를 4.1%포인트 차이였였으나 가장 최근 조사인 20일엔 37.5%로 국민의힘과 격차가 13.2%포인트 차로 벌어졌다.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선 지지율 하락의 책임이 지도부에 있다고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최재성 전 정무수석은 27일 TBS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 인터뷰에서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민주당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국민들께 리더십과 시스템을 어떻게 가져나갈 것이냐, 이것을 제시했어야했다"며 “국민이 제일 싫어하는 게 자기편끼리 싸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3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중앙당에서 선거 막판에 여러가지 잡음을 낸 것은 큰 실책이다"며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선거를 코앞에 두고 지방선거 후보들이 내놓은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둘러싸고 각 지자체에 출마한 후보들 사이 공약이 충돌하는 등 선거 전략도 혼선을 빚고 있다.

윤호중 위원장은 29일 백군기 용인시장 후보 지원유세 뒤 기자들과 만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중앙당의 공약이 아니고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의 공약”이라며 “어떤 지역에서 우리 당에 대한 지지를 해주시는가를 보고 최종적으로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윤석열정부 장관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임명 강행을 막지 못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다만 선거 직전 마지막 발표된 여론지사 결과를 보면 아직 많은 지역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경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민주당 지도부의 화해가 영향력을 발휘하면 민주당의 선전이 가능할 수 있다.

입소스·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가 KBS·MBC·SBS 지상파 방송 3사 의뢰로 23~25일 실시해 26일 발표한 지방선거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 전 마지막 조사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광역단체장으로 누구를 뽑을 것인가’라고 물은 결과 국민의힘 후보가 9곳, 민주당 후보가 4곳에서 앞섰고 나머지 4곳은 오차 범위 내에서 초박빙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지사는 김동연 민주당 후보 39.1%,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37.7%로 오차 범위 내 박빙이었고 인천시장 역시 박남춘 민주당 후보 35.8%,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 39.9%로 팽팽했다.

대전시장은 허태정 민주당 후보 40%,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 36.1%였고 세종시장은 이춘희 민주당 후보 38.5%, 최민호 국민의힘 후보 40.4%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7곳 지역구 가운데서는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후보로 출마한 인천 계양을을 비롯해 강원 원주갑·제주 제주을 등 3곳에서 박빙 판세를 보였다.

인천 계양을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 48.1%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 44.4%(케이스탯리서치·조선일보·26일), 강원 원주갑은 원창묵 민주당 후보 37.0% 박정하 국민의힘 후보 36.8%(한국리서치·춘천MBC등·24일), 제주 제주을은 김한규 민주당 후보 34.6% 부상일 국민의힘 후보 35.6%(코리아리서치·제주CBS등·25일) 등이다(괄호 안은 조사기관·의뢰기관·공표일자).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