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우열 전 KB금융지주 전략총괄부사장(CSO)이 KB금융그룹 해외사업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을 맡게 되면서 경영능력 시험대에 올랐다.
이우열 신임 KB부코핀은행장은 IT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KB부코핀은행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 실적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30일 KB국민은행 안팎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인도네시아 현지 영업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KB부코핀은행의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KB부코핀은행에 적용할 새로운 IT체계는 NGBS(차세대은행시스템)로 2023년부터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 시스템 구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인도네시아의 주요 산업인 관광업이 아직까지 회복되지 못한 상황으로 KB부코핀은행은 소매금융 영업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KB부코핀은행의 총자산은 1분기 말 기준으로 6조4857억 원으로 KB국민은행의 해외법인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그러나 2021년 KB국민은행 연결재무제표에 계상된 부코핀은행 순손실은 1825억 원으로 정상화까지는 갈길이 멀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KB부코핀은행의 유상증자에 4천억 원가량의 자금을 투입하면서 IT 인프라 개선 및 디지털은행 전환 기반 마련, 신규 고객군 확보, 자산 양질화 등을 목표로 삼았다.
KB금융그룹에서 KB금융지주 전략총괄부사장에 오른지 불과 5개월밖에 되지 않은 이 행장을 KB부코핀은행장으로 보낸 점을 감안하면 KB부코핀은행의 디지털 전환 및 정상화 의지가 얼마나 큰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이 행장은 KB금융지주 IT총괄(CITO), KB국민은행 IT그룹 부행장 등을 역임하면서 차세대 전산시스템 개발을 이끌었다.
KB부코핀은행은 IT시스템 구축과 함께 올해 안으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아우르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행장은 이번 인사로 그룹의 IT전략을 설계하던 역할에서 벗어나 그룹 최대규모의 해외법인 수장을 맡게 되면서 일선 현장에서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위치에 놓이게 됐다.
KB금융그룹의 IT전문가로서 이 행장은 KB부코핀은행의 디지털 전환 전략을 속도감있게 추진하고 인도네시아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 비대면 서비스를 빠르게 적용해 MZ세대 등을 공략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지주 및 은행에서 IT부문을 이끌던 시절 "이대로 가면 금융사가 망하는 건 시간 문제다. 디지털 혁신과 협업만이 금융기관이 생존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강조하며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도 강조해 왔다.
이 행장은 1964년생으로 KB국민은행 양재남지점장, 양재역종합금융센터장, 북부지역영업그룹 대표를 거쳐 KB국민은행 IT그룹 부행장과 KB금융지주 IT총괄 등을 지냈다.
그밖에 KB금융지주에서 HR(인사)총괄 부사장(CHO)직을 수행했으며 올해 1월부터 KB금융지주 전략총괄부사장을 역임했다.
앞서 이 행장은 25일 "건전성 개선, 영업력 강화, 고객으로부터 사랑받는 은행을 핵심 경영방향으로 제시했다"며 "고객에게 더욱 편리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KB부코핀은행을 성장시키겠다"고 취임 소감을 전했다.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