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장수 저비용항공사 대표이사인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가 ‘황금노선’에 대형항공기를 띄워 대형항공사(FSC)와 경쟁을 펼친다. 

정 대표는 올해 대형항공기를 도입하며 티웨이항공을 대형항공사로 탈바꿈시킨다는 새 비전을 내놨는데 이번 경쟁이 앞으로 비전 달성에 대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티웨이항공 대형기로 대형항공사와 경쟁, 대표 정홍근 관록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25일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28일부터 운항하는 인천~싱가포르 노선은 대형항공사보다 저렴한 항공운임으로 여객 수요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인천~싱가포르 노선은 다른 대형항공사와 비교해 운임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며 “아직 주2회 운항일정에 그치기 때문에 상황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싱가포르 노선 항공권은 대한항공의 경우 유류할증료와 세금 등을 모두 포함해 왕복 기준으로 최저 약 80만 원대다. 반면 티웨이항공에서는 50만 원대에 항공권을 예매할 수 있다. 

일정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승객 입장에서는 티웨이항공을 이용하면 대형항공사보다 수십 만 원은 아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대형항공기인 A330-300 기종을 투입하는데 기존에 보유한 B737 기종보다 앞뒤 좌석 간격이 5cm 이상 넓어 대형항공사와 경쟁하기에도 충분하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취항하는 티웨이항공이 처음이다. 

인천~싱가포르 노선은 중거리 노선으로 코로나19 이전에는 싱가포르와 동남아 관광객 수요까지 확보할 수 있어 ‘황금노선’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운수권과 항속거리 등의 제약으로 저비용항공사들은 운항이 어려웠다. 인천~싱가포르 항속거리는 4647Km로 저비용항공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로는 운항이 쉽지 않다. 

2019년 말 한국과 싱가포르 정부가 항공자유화협정을 맺으면서 운수권이 없어도 운항할 수 있게 됐지만 저비용항공사들이 섣불리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항공기를 띄우기 어려웠던 이유다. 

제주항공은 B737-800 항공기로 부산~싱가포르 노선을 운영하기 위해 기존 189석의 좌석을 174석으로 축소해 항공기 무게를 줄여 비행기를 띄우기도 했다. 

하지만 티웨이항공은 올해 대형항공기인 A330-300 항공기를 확보하면서 중거리까지 적극적으로 노선을 늘릴 수 있게 됐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A330-300 항공기 3대의 도입을 마무리했다. 

A330-300 항공기의 최대 항속거리는 1만1750km로 티웨이항공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보잉 737-800(6천km)보다 2배 가까이 길고 최대 9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하다.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대형항공기를 운영하고 있는 항공사는 티웨이항공과 하이브리드 항공사(HSC)라고 정체성을 내세운 에어프레미아뿐이다.

진에어는 대형항공기 B777-200 4대를 확보하고 있었지만 2021년 2월 미국에서 해당 기종이 엔진 고장으로 사고가 나면서 1년 째 운영하지 않고 있다. 

티웨이항공이 인천~싱가포르 노선뿐만 아니라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노선까지 확보하면서 국제선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4월 코로나19 위기 이후 약 2년 만에 이뤄진 '국제항공운수권 배분 심의'에서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운수권도 배분받았다. 

운수권은 다른 나라 공항에서 여객, 화물을 탑재 및 하역할 수 있는 권리로 정부끼리 협상을 통해 결정한 뒤 항공사에 배분한다.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또한 대표적인 황금노선으로 꼽힌다. 운항거리에 비해 운임이 높게 설정되고 탑승률도 높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울란바토르 노선에도 대형항공기인 A330-300을 투입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을 세워뒀다. 
 
[오늘Who] 티웨이항공 대형기로 대형항공사와 경쟁, 대표 정홍근 관록

▲ 티웨이항공의 대형항공기 'A330-300' 1호기와 2호기. <티웨이항공>


아울러 A330-300 항공기를 활용해 올해 하반기에는 인천~시드니 노선도 취항한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은 6~7월 중에 운항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운수권을 확보하고 있는 인천~시드니 노선도 운항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코로나19 위기가 이어지면서 재무상황이 좋지 않아 실적 만회가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티웨이항공의 부채비율은 7349.95%로 국내 상장사 608곳 가운데 가장 높다.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계속 적자를 낸 탓에 결손금도 2020년 말 기준 1241억 원에서 2021년 말 2743억 원, 2022년 1분기 말 3114억 원까지 늘었다. 

4월에 유상증자를 통해 1210억 원을 확충하면서 다행히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됐다. 유상증자를 통해서 티웨이항공의 부채비율은 583%까지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올해 3월 2027년까지 대형기 20대, 중소형기 30대 등 모두 50대 규모의 기단을 확보하고 연매출 3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티웨이항공을 기존 저비용항공사에서 벗어나 대형항공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정 대표는 3월 새 비전을 내놓으며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합리적인 운임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장거리 저비용항공사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제2의 도약을 일궈 나가겠다”며 “A330-300 항공기 도입을 시작으로 체계적인 준비와 운영을 통해 향후 재편될 항공업계에서 가장 높게 도약할 수 있는 티웨이항공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저비용항공사 대표이사 가운데 최장수 대표이사인 정 대표는 티웨이항공의 체질 변화를 통해 대형항공사와 경쟁할 수 있는 관록을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15년 12월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2019년 3월 재선임 성공했으며 올해 다시 한번 임기가 연장되면서 2025년까지 티웨이항공을 이끌게 됐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