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2-05-25 11: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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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TSMC가 반도체 위탁생산 가격을 인상하면서 전자제품과 차량 가격이 더 비싸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컨설팅기업 베인세미컨덕터의 피터 핸버리 연구원은 현지시각 24일 CNBC와 인터뷰를 통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은 이미 지난 2년 동안 제조 가격을 10~20% 인상했다”며 “올해도 추가적인 인상이 예상되지만 지난해보다는 낮은 5~7%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삼성전자(왼쪽)와 대만 TSMC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반도체 위탁생산 가격 인상의 주요 원인은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이다.
핸버리 연구원은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화학 물질의 가격이 10~20% 높아졌다”며 “기업들이 새로운 반도체 시설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노동력이 부족해 임금도 인상됐다”고 말했다.
최근 대만 TSMC는 지난해 반도체 위탁생산 가격 인상을 발표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두 번째 가격 인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TSMC는 한 자리 수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비용 상승, 반도체 공장 확장 계획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전자도 반도체 위탁생산 가격을 최대 20% 인상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위탁생산 가격 인상은 결국 최종 소비자들에게 전가돼 마진율이 낮은 PC와 자동차, 가전제품 등의 가격이 더 비싸질 것으로 전망됐다.
핸버리 연구원은 “PC, 자동차, 가전제품들은 이미 마진이 빡빡해서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완성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은 반도체 가격 인상분을 모두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등 반도체 비중이 높은 IT제품들의 가격 인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경영컨설팅기업 액센츄어의 시드 알람 책임자는 “가격 인상의 정도는 전체 제품 비용에서 반도체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CPU나 GPU 등 고급 칩을 사용하는 제품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