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개인 자산에서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는 테슬라 주식의 가치 하락 규모가 트위터 인수 금액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트위터 인수와 관련한 불확실성에 미국 증시 기술주 하락, 테슬라 중국 상하이공장 가동 차질 등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테슬라 주가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19일 미국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0.05% 떨어진 709.42달러로 장을 마치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약 40.9% 하락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 440억 달러 규모의 지분 인수 제안을 내놓았던 4월14일과 비교하면 주가가 약 28% 떨어진 수준이다.
경제전문지 포천에 따르면 머스크가 보유한 테슬라 지분 가치도 주가 하락에 따라 4월14일 대비 약 490억 달러 감소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는 데 들이려고 했던 금액보다 더 큰 규모의 평가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고 인플레이션 등 경제적 리스크도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테슬라 중국 상하이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점도 주가 하락을 이끄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 인수를 위해 테슬라 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하고 테슬라 지분을 활용해 담보대출을 받겠다는 계획도 내놓으면서 주가 하락에 더욱 불을 지폈다.
결국 이런 악재들이 겹치면서 테슬라 주주들은 물론 머스크 본인도 큰 피해를 떠안을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머스크가 테슬라 주가 하락으로 트위터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인수를 포기하거나 더 낮은 인수가격을 제시하며 재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테슬라 주가에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전기차 전문매채 테슬라래티에 따르면 테슬라 ‘낙관론자’로 꼽히던 증권사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테슬라 목표주가를 기존 1400달러에서 1천 달러로 낮춰 내놓았다.
현재 주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앞으로 주가 상승 여력에 한계가 있다고 바라본 것이다.
아이브스 연구원은 특히 테슬라 전기차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 상하이공장 가동 위축이 역대급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사태 장기화를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제시했다.
테슬라 공장 가동이 축소되었을 뿐만 아니라 물류난으로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부품 조달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3분기까지 공장 가동 정상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성사된 뒤 테슬라 주가가 더 하락한다면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추가로 매각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테슬라 지분 담보대출을 제공하는 금융회사들이 계약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면 ‘마진콜’을 통해 머스크의 보유 주식을 일부 현금화해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들의 마진콜이 실제로 실행되면 테슬라 주가가 42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