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전기차배터리용 동박기업 일진머티리얼즈가 유럽 스페인에 첫 생산기지를 만든다.
양점식 일진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은 태양광을 비롯한 스페인의 풍부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환경의식이 강한 유럽시장에서 제품경쟁력을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일진머티리얼즈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양 사장은 스페인 카탈루냐에 전기차배터리용 동박 생산공장을 만들면서 사용전력의 50% 이상을 태양광 발전을 통해 직접 생산하겠다는 구상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양 사장은 이를 계기로 모든 생산공장에서 전체 사용전력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만 사용한다는 'RE(Renewable Energy)100'을 조기에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RE100은 글로벌 비영리단체인 ‘기후 그룹(The Climate Group)’과 글로벌 환경경영 인증기관인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가 2050년까지 기업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로 2014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초기엔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으나 최근에는 RE100에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이 수백여 곳으로 늘면서 사업경쟁력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부품이나 소재 채택에서 중요한 기준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일진머티리얼즈는 스폐인 공장을 통해 유럽 동박 시장에서 제품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021년부터 동박 생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유럽 여러 후보지를 검토한 끝에 최종적으로 스페인 카탈루냐를 점찍었다.
카탈루냐는 따뜻하고 온화해 일렉포일 생산에 적합한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더구나 주 정부의 친환경 자동차 산업정책, 투자유치 노력,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기반의 안정적 전력망 보유 등이 후보지 선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일진머티리얼즈는 유럽에 가공공장만 건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계획을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배터리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이 최근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수요는 2020년 310만 대에서 2030년 5180만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진머티리얼즈가 이번에 단행한 투자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유럽 전기차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유럽지역 10만 톤 증설 계획의 1차 투자분(2만5천톤)이다.
2024년 스페인 공장이 준공되면 일진머티리얼즈의 전기자동차용 동박 연간 생산능력은 13만톤까지 증가한다. 구체적으로 한국 1만5천 톤, 말레이시아 9만 톤, 스페인 2만5천톤 등이다.
게다가 이번 투자는 앞서 일진머티리얼즈가 6일 밝힌 폭스바겐그룹과 협력하는 ‘퓨처 패스트 포워드(F3)’ 컨소시엄과 큰 흐름에서 맞닿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퓨처 패스트 포워드 컨소시엄은 스페인을 유럽 전기차 허브로 만드는 프로젝트로 일진머티리얼즈를 비롯해 폭스바겐의 자회사인 스페인 자동차회사 '세아트' 등 62개 회사가 참여한다.
이 프로젝트에 투자되는 금액 93조 원(700억 유로)은 스페인 역사상 단일 규모로는 최대 투자 규모다.
양 사장은 유럽 동박 생산기반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북미지역 공략을 위한 고삐도 죄고 있다.
북미 지역 내 전기차 배터리 동박 생산기지 건설과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은 없으나 이르면 올해 안으로 거점을 확정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양점식 사장은 "친환경 전기자동차의 핵심 시장인 유럽에 경쟁력 있는 생산거점을 확보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북미지역에도 또 다른 생산 거점을 확정해 2차전지 소재 분야의 '글로벌 톱 티어' 회사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