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이원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총괄팀장, 오현승 인재문화실 실장, 한정훈 인재문화실 팀장,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세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IT위원회 위원장 및 네이버지회장, 노영호 웹젠지회장, 배수찬 넥슨지회장이 12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웹젠 노사 상생을 위한 국회 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웹젠노조> |
[비즈니스포스트]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게임회사 웹젠이 ‘국내 게임업계 최초 파업’의 고비를 일단 넘겼다.
임금 상승폭을 정하는 기준을 두고 견해차는 여전하지만 웹젠 노사는 2주간 집중교섭을 통해 합의안을 만들고 갈등을 봉합하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
웹젠 노사는 12일 오후 서울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웹젠 노사 상생을 위한 국회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헌 의원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노웅래 의원실이 함께 마련했다.
이날 간담회에 노조 측에서는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IT위원회의 노영호 웹젠지회장, 배수찬 넥슨지회장,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이 나왔다. 사측에서는 오현승 인재문화실 실장과 한정훈 인재문화실 팀장이 참석했다.
노영호 웹젠지회장은 "웹젠의 임금교섭 갈등은 이제 국회에서도 주시하는 문제다 보니 회사가 이제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번 간담회는 다시 대화의 물꼬를 튼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웹젠 사측에서 참석한 오현승 인재문화실장은 "회사는 노사간 대화의 과정을 거쳐 임금교섭을 마무리 짓기를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있다"며 "이의 연장선으로 간담회 역시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노사 담당자들의 발언만 놓고 보면 양측 모두 대화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노사가 임금 상승폭에 대해서는 이견이 크지 않지만 기준으로 하는 지표에서 차이가 난다는 점은 이후 협상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노조는 직원당 영업이익 규모, 사측은 매출 규모에 기반해 임금 상승폭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간담회에 참석한 배수찬 넥슨지회장은 "웹젠은 직원수 대비 영업이익 수준이 3N(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못지 않은 회사다"며 웹젠노조의 연봉인상 요구가 무리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날 사측이 제시한 '2021년 사업보고서 기준 국내 상장 게임업체 실적 및 보수 현황'을 살펴보면 웹젠의 매출 규모는 11위, 1인 평균 급여액 순위는 12위이지만 직원당 영업이익 규모는 7위 수준이다.
노조 측에서는 직원 1명이 회사 영업이익에 기여하는 정도에 비해 급여가 낮게 책정됐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웹젠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노조가 제시한 정도의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 지회장은 "IT업계에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현재 웹젠이 제시한 연봉 규모로는 인재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한 상태다"며 "당장 돈을 아끼는 데 집중하게 되면 인력이 유출되고 장기적으로는 가라앉는 배가 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새로운 사람이 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웹젠은 동종업계 대비 연봉이 낮기 때문이 이직이 늘고 있고 그에 따라 회사에 남아 있는 사람은 업무과중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며 "웹젠 노동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보상수준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노 지회장은 1분기 실적이 준 만큼 임금 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1분기 실적이 안 좋긴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특수로 뛰었던 실적이 제자리를 찾아간 것으로 본다"며 "게다가 웹젠은 사내유보금 등 자금 유동성에서 충분한 여유도 있다" 말했다.
노조 측에서는 임금교섭과 관련된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대표이사가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은 웹젠의 최대주주인 김병관 전 의원의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병관 전 의원은 웹젠이 위치하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갑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김 전 의원이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쉽지 않은 대결을 앞두고 있는 만큼 웹젠의 노사갈등 해결을 위해 나설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