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부사장이 파라과이 아순시온 경전철사업 수주에 다가섰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탄탄한 재무체력을 갖고 있어 정부재정 여력이 취약한 중남미·동남아 국가의 민관투자합작사업(PPP)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
6일 현대엔지니어링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파라과이 정부는 ‘아순시온 경전철 추진 특별법’을 올해 상반기 안에 제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아순시온 경전철 추진 특별법이 제정되면 사실상 현대엔지니어링을 주축으로 하는 팀코리아가 수주를 확정짓는 것이다”고 말했다.
아순시온 경전철사업은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과 외곽도시 으빠까라이(Ypacarai)까지 43㎞를 잇는 건설사업으로 사업비 5억 달러(약 6천억 원) 규모의 대형 해외건설사업이다.
파라과이 정부는 기존 철도부지와 풍부한 수력발전 전력을 활용할 수 있고 고용창출 및 경제활성화, 내륙국가로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철도산업 발전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현대엔지니어링은 컨소시엄 주관사로서 2021년 11월 파라과이 철도공사(FEPASA)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계룡건설, LS전선과 손잡고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공사(KIND)의 지원을 받아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윤성원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4월 말 파라과이를 방문해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 파라과이 대통령을 만나고 대통령궁에서 아순시온 경전철 사업보고회를 열었다.
아순시온 경전철 추진 특별법 제정이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사격에 나선 셈이다.
윤 차관은 아순시온 경전철사업을 두고 “특별법이 제정되고 한국의 사업수주가 이뤄진다면 최초 사업수주일 뿐 아니라 최초의 철도 패키지(건설·운영) 수주 사례가 될 것”이라며 “이번 수주에 그치지 않고 추가 수주 확대에도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아순시온 경전철사업은 민관합작투자사업(PPP)로 진행된다.
민관합작투자사업은 민간이 위험부담을 지고 공공인프라 투자와 건설, 유지 및 보수를 맡되 운영을 통해 수익을 얻는 사업방식이다. 정부는 세금 감면과 재정지원을 한다.
홍현성 대표가 수주를 마무리 짓는다면 30년 동안 철도 운영을 통해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중동 지역의 대형 화공플랜트 의존도를 낮추며 인프라, 철도 등 공사 종류를 다변화하고 매출 발생 국가를 늘릴 수 있는 효과도 덤으로 볼 수 있다.
정부의 재정여력이 취약한 중남미나 동남아 국가들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인프라사업을 추진할 때 민관합작투자사업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금조달 능력과 기술력이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홍 대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건설업계 최고 수준의 유동성 및 신용등급(AA-), 국내외 20여 건의 철도 건설공사 실적 등을 내세워 동남아, 중남미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남미 쪽에서 나올 프로젝트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대부분 교통물류가 도로중심으로 형성돼 있고 철도도 과거 식민지 시절에 구축돼 오래된 만큼 철도와 지하철 등 개발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실제 파나마 정부는 2023년 1월까지 마무리 짓겠다는 목표로 파나마 메트로 5호선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파나마 메트로 3호선은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시공하고 있다. 5호선사업이 추진된다면 한국기업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온다.
이 밖에 코스타리카 산호세 광역여객철도 개량사업·리몬 화물철도 개량사업·태평양 연결철도 개량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 엘살바도르 태평양철도 개발 지원사업, 도미니카 공화국 도시철도사업, 페루 리마 메트로 3·4호선 등의 사업이 줄줄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으로 민관합작투자사업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기회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건설분야 민관합작투자사업시장이 2030년까지 6조3천억 달러(7600조 원)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건설기업의 해외수주 비중을 살펴보면 민관합작투자사업 비중이 2021년 10.1%(30억9천만 달러)로 전년 1.8%(6억3천만 달러)보다 크게 늘기도 했다.
정부도 민관합작투자사업, 건설사업관리(PM) 등 고부가가치사업에 대해 범부처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한 만큼 홍 대표는 적극적으로 수주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민관합작투자사업 전망이 밝고 각 국가의 정부 차원에서 추진할 프로젝트가 많은 만큼 적극적으로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사업 위주로 수주를 확보하려 한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