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아빠찬스' 정호영 청문회, 민주 “자진사퇴” 국민의힘 “잘못”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열린 인사청문회 오전 질의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 없이 사실대로 말할 것을 선서합니다”

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선서가 끝나자 카메라 셔터소리가 터지며 청문회장에는긴장감이 흘렀다.

정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코로나19 유행 안정화 △지역완결적 의료체계 △바이오헬스 혁신 생태계 조성 △보건의료분야 디지털전환 등 추진하겠다며 국회의 지원과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인사청문 본 질의에 들어가기전부터 날이 서 있는 듯 보였다. 정 후보자가 자료 제출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신현영 의원은 "정 후보자 아들의 병역의혹 해소를 위한 MRI 영상자료는 내지 않고 해명자료만 60건 안팎을 냈다며 "전무후무"라고 비판했다.  

고민정 의원은 “아들의 2017년과 2018년도 입학원서를 비교해야 하는데 2017년도 입학원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가족의혹이 송구스럽다고 했지만 관련 자료제출을 거부하며 '악어의 눈물'을 흘리고 있거나 국회를 기만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원이 의원은 “경북대 직원이 관련 자료를 주고 싶은데 정호영 후보자가 주지 말라고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환자가 환자상태에 관한 진찰을 거부하는데 수술을 할 수 있냐”고 반문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인사청문위원들은 정 후보자의 아들이 2015년 퇴행성 추간판 탈출증 소견으로 병역 4급 판정을 받았을 때 촬영한 MRI 영상 기록을 제출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결국 민주당 소속 김민석 보건복지위원장과 강기윤 국민의힘 보건복지위 간사가 정 후보자에게 요구하자 관련 자료가 제출됐다.

김 위원장은 인사청문회 오전 질의가 끝난 뒤 "후보자에게서 MRI 자료 두 가지를 받았다"며 "양 간사님께서는 개인 신상을 보호한다는 전제하에 이것을 어떻게 검증할지 논의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진 본 질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정 후보자를 곤혹스럽게 하는 질문을 잇달아 던졌다.

고민정 의원은 “장관 후보자 자리를 고수하는 이유가 뭔가”라고 물었다.

정 후보자가 “도덕적, 윤리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며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한다면 송구스럽지만”이라고 말끝을 흐리자 고 의원은 “국민 눈높이에 안 맞는데 어떻게 문제될게 없나”라고 몰아붙였다. 

정 후보자는 당황하며 답변을 머뭇거렸고 인사청문회장은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강선우 의원은 “발달장애 부모들이 집회를 하고 있는데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알고 있나”라고 묻자 정 후보자는 당황하며 “무엇을 요구하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더해 민주당 의원들은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강병원 의원은 “김인철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했다 어떻게 평가하나”고 물었고 정 후보자는 눈빛이 흔들리며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고영인 의원은 “정 후보자가 이렇게 버티는 이유가 협상용으로 마지막 버리는 카드로 사용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봤느냐”며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의 분노 지수를 더는 높이지 말고 (사퇴) 결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 역시 정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들에 위법성은 없지만 국민정서에 맞지 않음을 지적했다.

김미애 의원은 “제가 변호사로서 살펴보면 위법성은 없어 보이지만 국민들이 왜 분노하는지 알아야한다”며 “의사 부모가 없는 청년들에게 정보와 기회를 주기위해 노력했어야한다”고 짚었다. 

강기윤 의원도 “자녀입학문제, 병역문제에 관해 의혹은 제기할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 같다”며 "다만 법적문제는 없다 하더라도 왜 후보자 자녀 2명이 경북대에 편입했는지 그건 굉장히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도 고쳐 쓰지 말라는 속담을 이번 청문회를 통해 가슴깊이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 재개된 인사청문회에서도 정 후보자 자녀들의 편입학 의혹 등에 관한 공방이 계속됐다.

정 후보자는 잘못된 의혹제기라는 말을 되풀이했지만 ‘아빠찬스’라는 비판을 면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였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