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급락에 머스크 당황했나, 트위터 인수 투자자 찾기 골몰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테슬라 지분 매각과 담보대출을 줄이고 외부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안을 활발하게 찾고 있다.

트위터 인수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테슬라 주가가 급격히 떨어진 데 따른 대응책으로 보이는데 이에 따라 머스크가 인수를 완주할 가능성은 다소 낮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3일 로이터가 관계자를 인용해 내놓은 보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는 약 55조 원에 이르는 트위터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 투자자를 적극 모집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트위터 측에 머스크가 당초 제시했던 자금 확보 방안이 현실화되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머스크는 약 210억 달러의 자금을 개인 자산으로 조달하고 나머지는 테슬라 지분 담보대출 등 금융기관을 통해서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런 과정에서 머스크가 테슬라 지분 약 85억 달러를 매각하고 금융기관들이 담보로 잡는 테슬라 지분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며 테슬라 주가가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거론된 13일부터 29일 사이 2주 동안 테슬라 주가는 약 15% 떨어졌다.

테슬라 주가가 하락하자 머스크는 개인 트위터를 통해 주주들에게 “앞으로 테슬라 지분을 더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나머지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은 대부분 테슬라 지분 활용과 연관되어 있는 만큼 주가가 더 하락하는 일을 막기 위해 외부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업계 ‘큰 손’으로 꼽히는 개인 투자자들과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이 이미 머스크와 트위터 인수자금 지원 방안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머스크가 테슬라 지분을 계획보다 적게 활용해도 트위터 인수에 충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테슬라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에 외부 투자자들과 손을 잡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트위터 인수에 공동으로 참여하려던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예측하기 어려운 행동과 정치적 논란 등을 우려해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뒤 서비스 운영과 정책 방향을 자신의 뜻에 맞춰 독단적으로 끌고 나가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참여를 꺼릴 수밖에 없는 이유로 꼽힌다.

결국 머스크가 테슬라 지분 매각이나 주식 담보대출을 줄이기로 결정하면 트위터 인수가 성사될 가능성이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머스크가 테슬라의 주가 하락과 주주 이탈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해야 할 이유는 현실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이다.

트위터가 머스크와 체결한 인수 계약에 따르면 계약을 파기하는 쪽은 10억 달러에 이르는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트위터 측이 계약 파기에 따른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시도가 비싼 수업료와 테슬라 주가 하락이라는 결과만을 남기고 끝나버릴 수도 있는 셈이다.

로이터는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끝까지 완주하지 않을 가능성을 여전히 바라보고 있다”며 “테슬라 지분 매각이나 대출을 더 늘리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