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22-05-02 16:2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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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6월 결혼식을 올리는 예비 신혼부부 A씨는 곧 신혼여행으로 프라하에 간다.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지침이 해제된 직후 항공권을 구입했다.
항공요금은 3년 전 유럽여행 때보다 2배가량 비쌌다. 하지만 신혼여행을 해외로 떠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있다.
2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점차 커지면서 여러 여행사를 통한 여행상품 판매가 늘고 있다.
▲ (윗쪽부터)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로고.
통계청이 2일 발표한 3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여행 및 교통 서비스 거래액은 9455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3월보다 거래액이 51.8% 증가했다.
정부가 3월 중순부터 해외입국자를 대상으로 자가격리 면제를 시행한 데 따라 여행과 항공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여행사들의 여행상품 판매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노랑풍선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터키 직항 단독 전세기 여행상품은 CJ홍스타일플러스를 통해 방송된 지 3회 만에 2300콜을 받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4월29일 첫 취항편을 타고 여행을 떠난 고객 수는 216명으로 만석을 기록했다. 4월29일부터 5월27일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판매된 이 상품의 나머지 운항편 또한 좌석예약이 95% 이상 마감됐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목표한 것 이상으로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아직 만족할 만한 수치는 아니지만 여행시장이 점점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며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사들은 프로모션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모두투어는 8477개의 특가 상품을 대상으로 예약 즉시 2% 할인을 적용하고 결제시에 카드 청구할인을 추가로 적용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 다낭 상품은 50만 원대에, 대표 휴양지 세부와 코타키나발루의 상품은 60만 원대에 이용할 수 있어 고객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랑풍선도 홈페이지와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예약한 상품에 한정해 70만 원 이상 결제 시 5만 원, 150만 원 이상 결제 시 10만 원, 300만 원 이상 결제 시 최대 15만 원까지 즉시할인을 차등 적용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방역지침 완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점을 놓고 여행업계의 고민도 적지 않다. 성수기 수요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방역당국은 현재 해외에서 입국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PCR 검사를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자가 입국할 때는 입국 전과 입국 1일차, 입국 6~7일차에 각 1회씩 모두 3회의 PCR 검사를 받아야한다.
6월부터 입국전과 입국 1일차 등 모두 2차례로 검사 횟수를 줄이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는 했지만 여전히 방역체계 완화 속도가 느리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현재 영국과 독일, 프랑스, 인도네시아, 캐나다, 호주 등은 해외 입국자에게 PCR 검사나 자가격리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입국하기 위해 해외에서 PCR 검사를 받는 데 따른 비용 부담도 적지 않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PCR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1인당 100~200달러(12만~25만 원)가량이 든다. 4인 가족 기준으로는 적게는 50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까지 드는 셈이다.
해외에서 PCR 검사를 받고 양성 판정을 받게 된다면 확진일로부터 10일이 지나야 한국행 비행기를 타야해 추가 비용이 더 든다.
한국 정부의 방역지침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여행업계가 기대하는 수준의 해외여행 수요 회복은 불가능할 공산이 크다.
하나투어는 이같은 여행객들의 불편을 고려해 하나투어의 여행상품을 이용한 여행객이 코로나19에 확진될 경우 현지 격리로 발생하는 비용을 지원하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겸 대한항공 대표이사는 최근 외신과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같이 아시아에 있는 휴양지로 나가고 싶어한다”며 한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승객들에게 PCR검사를 요구하는 것을 두고는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말하며 정부의 방역지침을 비판하기도 했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