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오수 검찰총장이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검찰총장을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관계나 검찰 내부 상황 등을 고려해 검찰총장을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정부 첫 검찰총장 누가 되나, 이두봉 박찬호 이원석 하마평

▲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왼쪽)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28일 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는 차기 검찰총장이 누가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검찰 인사가 일반적으로 사법연수원 기수를 따져 이뤄진 점에 비춰보면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연수원 선·후배 관계가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27기이며 윤석열 당선인은 23기다.

다만 검찰총장 인선에 기수 선후배 관계만 따지지는 않는다. 실제 김오수 검찰총장은 연수원 20기이며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23기다. 

윤 당선인이 23기인 만큼 차기 검찰총장은 23~27기 사이의 인물이 고려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또한 차기 검찰총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협력해 검찰 내부 분위기를 수습해야 하는 만큼 윤 당선인과 검찰 내부의 신망이 두터운 인물로 낙점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검찰 안팎에서는 이두봉(25기) 인천지검장, 박찬호(26기) 광주지검장, 이원석(27기) 제주지검장 등이 후보로 꼽힌다.

세 사람 모두 한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기수차이가 크게 나지 않으면서도 윤 당선인을 보좌하며 신뢰를 받은 ‘윤석열 라인’으로 평가된다.
 
이두봉 인천지검장은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95년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사법연수원 25기다. 대구지검 상주지청장, 청주지검 부장,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 등을 거쳤다. 

윤 당선인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 당시 제1차장검사로 윤 당선인을 보좌해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됐다.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에 부임한 뒤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과학수사부장을 맡았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단행한 인사에서 대전지검장으로 좌천됐으나 대전지검에서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의혹 사건을 수사했다. 2021년 6월 인천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만 이 지검장은 최근 유오성 간첩 조작사건으로 공수처에 입건됐었다는 점이 총장 임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찬호 광주지검장은 사법연수원 26기로 전남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대구지검, 광주지검을 거쳐 대검찰청 검찰연구관과 디지털수사 담당관을 맡았다. 2003년 ‘불법 대선자금 수사팀’에서 윤 당선인과 함께 근무했으며 2007년 삼성 비자금 사건, 2010년 스폰서 검사 사건, 등 굵직한 사건 수사에 참여한 ‘특수통’으로 평가된다. 

윤 당선인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을 때 2차장으로 윤 당선인을 보좌하며 국정원 댓글 사건 재수사와 세월호 유가족 불법 사찰 의혹 등 ‘적폐수사’에도 참여했다. 2020년 1월 제주지검장으로 발령됐으며 2021년 6월 광주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석열정부 첫 검찰총장 누가 되나, 이두봉 박찬호 이원석 하마평

▲ (왼쪽부터)이두봉 인천지검장, 박찬호 광주지검장, 이원석 제주지검장.

이원석 제주지검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연수원 27기를 수료했다. 2007년 수원지검 특수부 검사로 근무할 때 삼성 비자금 수사팀에 합류해 윤 당선인과 인연을 맺었다. 

2016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면수사하고 2017년 5월23일 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에 출석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에 오른 뒤 2019년 7월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승진하며 윤 당선인의 신뢰를 받았다. 2020년 1월 수원고검차장으로 좌천됐다가 2021년 6월 제주지검장으로 발령받았다.

이 제주지검장은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수사권이 폐지되면 국민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검찰수사권 폐지를 비판했다. 이어 22일에는 제주지검에서 학계, 검찰 관계자, 시민사회단체 등과 검찰수사권 폐지 반대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다만 새 검찰총장으로 누가 되더라도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영향력 때문에 역대 검찰총장들보다 주목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한 후보자는)이제 ‘왕장관’이 아니라 ‘소통령’이다”라며 “5년 뒤 ‘제2의 윤석열’을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현재 두 번째 사직서를 제출하고 사표가 수리될 때까지 무기한 연가에 들어갔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