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이 러시아를 대상으로 한 경제제재를 확대하며 러시아산 원유 및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에 이어 유럽에도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사실상 멈추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85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0일 블룸버그가 인용해 보도한 JP모건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의 러시아 경제제재 강화 여부가 국제유가에 가장 큰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은 이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산 제품 수입을 대부분 중단하는 제재조치를 시행했고 최근에는 원유까지 수입 금지 대상에 포함하며 제재를 확대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산 원유 및 천연가스에 상대적으로 크게 의존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 과감히 수입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
JP모건은 유럽연합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이 세계시장에 하루 400만 배럴 분량의 원유 공급량을 줄이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85달러로 현재보다 약 6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과 유럽연합 국가들에 러시아의 원유 공급이 멈추면 해당 물량을 단기간에 대체하기 쉽지 않아 원유 품귀현상이 빚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JP모건은 국제유가가 러시아 경제제재 영향에서 벗어나 안정화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중국과 인도 등의 원유 공급 확대도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블룸버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공포가 러시아를 상대로 한 유럽연합의 더 강력한 제재로 이어진다면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어려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다만 JP모건은 유럽연합이 단기간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완전히 중단하기보다 러시아에 의존을 약 4개월에 걸쳐 점차 낮춰가는 방향으로 전략을 틀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연말까지 유럽연합 국가들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절반 정도로 줄어드는 수준에 그치며 원유 공급 차질에 따른 악영향도 절반 수준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결국 경제제재 확대에 따른 유가 상승은 전 세계 경제를 덮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주요 동맹국도 러시아 원유 수입을 중단하는 등 경제제재 조치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유가 상승에 힘을 실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