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닛산이 배출가스량 조작 파문에 휩싸였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디젤차 20종을 조사한 결과 한국닛산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캐시카이의 배출가스량을 불법 조작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16일 발표했다.

  환경부 "한국닛산, SUV 캐시카이 배출가스량 조작"  
▲ 홍동곤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이 16일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기자실에서 한국닛산 캐시카이 차량의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가동율 그래프를 들어보이며 배출가스순환장치가 작동 중단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환경부는 캐시카이를 실험하는 과정에서 실내외에서 모두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이는 배출가스 재순환 장치의 작동이 중단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캐시카이는 닛산이 2007년 출시한 준중형 SUV다. 국내에서는 2014년 11월 출시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4월 기준으로 캐시카이의 누적 등록대수는 모두 3099대다. 올해 1~4월에는 504대가 등록됐다.

환경부는 국내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11일까지 판매된 캐시카이 814대를 전량 리콜하고 아직 판매되지 않은 캐시카이에 대해 판매를 중단하라고 한국닛산에 명령했다.

환경부의 리콜 명령이 내려지면 한국닛산은 명령일로부터 45일 안에 리콜계획서를 환경부에 제출해야 한다.

환경부는 또 캐시카이를 수입판매한 한국닛산에 임의설정 위반 사전 통지를 했다. 10일 동안 한국닛산의 의견을 들은 뒤 5월 안에 과징금 3억3천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또 타케히코 키쿠치 한국닛산 사장을 캐시카이 차량의 배출 허용기준 위반과 제작차 인증 위반으로 서울중앙지검에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캐시카이가 도로를 달릴 때 엔진으로 유입되는 공기 온도가 35℃에 이르면 배출가스 재순환 장치의 작동이 멈추도록 한국닛산이 설정한 것은 일반적 운전조건에서 배출가스 부품의 기능 저하를 금지하고 있는 ‘임의설정’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닛산은 환경부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환경부 "한국닛산, SUV 캐시카이 배출가스량 조작"  
▲ 닛산의 캐시카이.
한국닛산은 “닛산은 과거는 물론 지금까지도 당사가 제조하는 어떠한 차량에도 불법적인 조작 및 임의설정 장치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닛산은 “닛산 캐시카이는 유럽에서 유로6 인증을 충족했듯이 한국에서도 적법한 인증절차를 통과했다”며 “국내 기준과 유사하게 엄격한 테스트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럽연합(EU) 규제기관들 역시 그들이 조사한 닛산 차량에 배출가스 저감장치에 대한 임의설정을 하지 않았다고 결론내렸다”고 강조했다.

한국닛산은 “환경부에 적극 협조하면서 이번 사안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닛산이 환경부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면서 이번 논란이 국제적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