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2-04-14 16:57:44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동정부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양측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향후 정치적 파장이 주목된다.
정치권 안팎에 따르면 안 위원장이 14일 오전 인수위원회(인수위)에 서울소방본부 방문 불참을 통보하고 인수위 업무를 중단함에 따라 공동정부 운영은 물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도 기약할 수 없게 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지난 3월3일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고 두 손을 들어올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2시 고용노동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이정식 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과 정황근 전 농촌진흥청장을 각각 지명했다. 이로써 정부 부처 18개 장관 인선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새 정부 초대 내각에 안 위원장의 인사는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아 공동정부가 사실상 깨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에 따라 안 위원장이 거취를 고심하는 단계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안 위원장이 이날 인수위원장직 유지 등 향후 정치행보를 결정하기 위해 최측근들을 대상으로 긴급 비상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민의당 당직자 전원이 합당 이전에 명예퇴직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보도까지 나온 상황이다.
공동정부의 균열은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1차 내각 인선 다음날인 11일 돌연 인수위원을 사퇴하며 시작됐다.
이어 안 위원장이 12일 내각 인선과 관련해 “인선 과정에서 특히 제가 전문성 있는 분야에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내각 인선과 관련된 갈등은 합당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양당이 합당 실무 협상을 모두 마치고 11일 합당 선언까지 하려 했는데 이태규 의원 사퇴라는 돌발상황 때문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안 위원장 측에서는 독자세력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안 위원장이 대선 후보였을 때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는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박근혜와 이명박 정부 때의 사람들이 그대로 다시 다 돌아왔다”며 “대한민국을 한 단계 도약시키려는 꿈을 실현하고 싶다면 전혀 새로운 세력을 형성하는 일 이외에 다른 길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측에서는 안 위원장의 불만을 가라앉히려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 당선인은 이날 3차 장관후보자 인선 발표 후 질의응답에서 “안철수 위원장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며 “제가 인선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안 위원장)이 불쾌한 건 전혀 없으신 걸로 제가 알고 있고 구체적으로 (안 위원장이)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전혀 아는 바가 없다”면서 “저하고 얘기를 할 때는 그렇게 안 하시고 또 본인이 속으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 수 없어(안 위원장의 불만을 얘기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윤 당선인 측은 새 정부 출범과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소통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서 기자들에게 “모든 국정을 담당하는 책임 있는 자리를 논의하고 선정할 때마다 안철수 대표와 통합이라는 기본정신을 항상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배현진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인수위 브리핑에서 “(안 위원장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책임을 다해 주실 것이라는 기대와 신뢰를 가지고 있다”며 “소통을 이어가기 위해 굉장히 대화를 많이 하고 말씀 나누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