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통합 앱 '모니모'를 통해 디지털부문 경쟁력을 키우고 디지털 자산관리 강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삼성증권은 대주주 적격성 등에 발목이 잡혀 마이데이터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데 모니모가 이를 극복할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13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통합 앱 '모니모'에는 주식 투자정보 및 자산관리 등 기능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투자정보 제공이나 실제 투자기능 등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출시 이후에도 서비스 범위는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을 비롯해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5곳은 통합 앱 '모니모'를 14일 공식 출시한다.
모니모에는 각 계열사들이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를 통합해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및 콘텐츠가 제공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 플랫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모니모 앱을 통해 삼성 금융계열사에 흩어진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진 개인의 각종 금융정보를 수집해 분석하는 마이데이터서비스와 비슷한 부분이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개인의 금융정보를 수집해 재무현황 분석,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이 각자 영역에서 오랜 기간 선두권을 지켜온 만큼 카카오, 토스 등 플랫폼 기반 테크 기업들에 뒤지지 않는 데이터를 확보해 놓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 금융계열사가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는 곧바로 모니모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비록 계열사 내에서만 금융정보를 가져올 수 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마이데이터사업에 진출할 길이 막힌 삼성 금융계열사로서는 모니모를 통해 약점을 극복할 방안이 생긴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1월 삼성생명의 암 입원보험금 부지급과 관련해 과징금 및 중징계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과 삼성생명이 대주주인 삼성화재·삼성증권·삼성카드는 마이데이터사업과 같이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에 향후 1년간 진출할 수 없게 됐다.
삼성증권은 자산관리 강화를 위해 모니모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마이데이터를 통해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흐름이 나타났는데 삼성증권은 마이데이터사업에 진출할 수 없어 그 경쟁에 참여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마이데이터사업 허가를 받은 금융사는 개인별 투자정보와 성향 및 선호 상품, 패턴 등 다양한 정보를 가공하고 분석해 맞춤형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초개인화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자산관리서비스는 기존에 영업점에서 제공하던 개인별 프라이빗뱅커(PB)의 컨설팅과 유사한 서비스를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더 많은 고객에게 간편하게 제공할 수 있다.
삼성증권이 자산관리 역량이 뛰어난 증권사로 꼽히는 만큼 장 사장으로서는 삼성증권의 강점으로 꼽히는 자산관리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장 사장은 디지털 혁신 및 전환을 꾸준히 추진하며 디지털 자산관리 역량 강화에도 공을 들였다.
삼성증권은 초고액자산가 관련 자산관리 서비스에서 업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데 지난해에는 이를 디지털부문에 적용해 '프리미엄 온라인'서비스를 내놨다. 또한 프라이빗뱅커(PB) 인력을 늘려 디지털채널 고객을 전담하는 프라이빗뱅커(PB)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장 사장은 올해 국내 최초로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내놨고 지난해에는 비대면 IRP(개인형퇴직연금) 수수료 면제를 시행하는 등 디지털플랫폼을 활용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내놓으며 디지털 역량 강화에 힘을 쏟아 왔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