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창업주 딸 멍완저우 순환회장 승진, 후계자 승계작업 본격화

▲ 멍완저우 순환회장 소개. <화웨이 공식홈페이지>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창업주인 런정페이의 딸 멍완저우가 순환회장직에 올랐다.

멍완저우 순환회장의 후계자 승계 작업이 시작됐다는 시선이 나온다.

4일 중국 현지 매체 중국상보에 따르면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이 3명의 순환회장 가운데 한 명이 됐다. 회장 임기는 순번상 2022년 4월1일부터 9월 말까지다.

멍완저우 순환회장은 중국에서 미중 갈등의 상징으로 떠오르며 영웅으로 추앙 받는 인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대이란 제재법 위반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됐고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다가 2021년 9월 풀려났다.

순환회장은 화웨이가 2018년에 도입한 특유의 인사제도다. 순환회장 제도 이전에는 순환CEO(최고경영자) 제도가 2011년부터 시행됐다. 순환CEO부터 순환회장까지 모두 궈핑과 쉬즈쥔, 후허우쿤 등 3명이 6개월씩 돌아가면서 런정페이 회장과 회사를 공동 경영해 왔다.

이번에 궈핑과 쉬즈쥔, 후허우쿤 등 3인 체제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바뀌게 됐다. 궈핑 전 순환회장은 3월 말 순환회장과 부회장 자리를 내려놓고 감사위원회 주석으로 이동했다.

외신뿐만 아니라 중국 내부에서도 멍완저우 순환회장이 런정페이 회장을 이을 승계 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는 추측이 나온다.

중국상보에 따르면 업계 관계자는 “멍완저우 순환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되지 않았다면 승계 작업은 2020년에 완료됐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멍완저우 순환회장은 캐나다에서 고초를 겪고 성공적으로 귀국했기 때문에 화웨이 차기 리더로서 자격을 충분히 입증했다는 시선도 받는다. 

중국상보는 “멍완저우 순환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되지 않았더라도 최선의 후계자였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멍완저우 순환회장이 두 차례 정도 순환회장직을 경험한 뒤 런정페이 회장을 이어 최고경영자(CEO)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과대 추측이라는 의견도 있다.

런정페이 회장은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에서 멍완저우를 후계자로 세울 생각이 없다는 점을 언급했다.

중국상보에 따르면 런정페이 회장은 “멍완저우는 관리자 출신으로 조직 관리 능력이 뛰어나지만 10년, 20년을 내다볼 수 있으려면 기술적 지식 있어야 한다”며 “화웨이는 기술지식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화웨이 연간 실적은 미국 규제 속에서도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은 화웨이의 통신기술 등 장비가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2019년부터 화웨이에 핵심 반도체 및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화웨이 2021년 영업이익은 6368억 위안(121조6097억 원)으로 2020년과 비교해 28.6%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1137억 위안(21조7133억 원)으로 2020년보다 75.9% 급증했다.

3월28일 멍완저우 순환회장은 귀국 이후 2021년 화웨이 연례보고 간담회 공식행사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날 멍완저우 순환회장은 “화웨이의 규모는 작아졌지만 내실은 더 탄탄해졌다”며 “화웨이는 이제 블랙아웃 존을 통과했다”고 했다.

화웨이는 614억 위안(11조7305억 원) 규모의 배당 계획도 발표했다. 13만 명 주주(임직원)에게 1인당 평균 46만7천 위안(8923만 원)씩 배당금이 돌아가게 된다.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