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일부 증권사들이 음양오행 등을 활용해 증시 움직임을 분석하고 예측한 연구보고서를 내놓았다.

중국 증권당국은 이런 행위를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감독관리를 강화하는 업무 지침을 발표했고 증권사 관계자들은 제재를 받았다.
 
'임인년은 5년 불마켓 첫해?' 중국 증권사 음양오행으로 증시 예측 황당

▲ 중국 증권감독관리위 로고.


31일 현지 매체 중국증권보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들이 사주풀이에서 쓰이는 음양오행, 천간지지 등으로 증시 움직임을 분석하고 예측해 투자자문 등 업무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는 최근 이런 사안을 두고 관련된 증권사에 현장 조사를 실시했으며 관계자들과 면담을 진행했고 증권사들에 경고문을 보냈다.

해당 관계자들은 회사 내부적으로 면직과 직책 강등, 상여금 삭감 등 제재 처분을 받았다.

당국은 증권사들의 인력관리와 사업관리가 소홀해 구멍이 생겨났다는 점을 지적했다.

증권감독관리위는 기관감독관리상황통보를 발표하면서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문 인력들이 직업적 도덕성이나 업무 규정을 지키지 않고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며 “객관적이지 않고 전문적이지 않으며 심지어 오락화, 저속화로 업계 이미지를 추락시켰다”고 봤다.

당국은 직원의 전문성을 키우는 것은 물론 투자자문 사업의 사전과 사후 등 전체 진행 사항을 관리할 수 있는 내부적 제도를 마련할 것을 증권사들에 요구했다.

증권감독관리위는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발표하는 연구보고서는 객관적이고 빈틈없는 데이터와 사실을 기반으로 해야 하며 모든 가정과 추측은 신중하게 제시하고 분석 결론에는 합리적 근거가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년 말 한 증권사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공개된 ‘인자무적(인자한 사람은 적이 없다)-2022 중국증시 예측) 보고서가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다 결국 당국의 조사까지 받게 됐다.

이 보고서를 보면 음양오행 등 현학이론(노자, 장자, 주역을 연구하는 학문)을 통해 2022년 임인년은 중국증시 5년 불마켓(강세장)의 첫 해가 되고 연초와 연말에는 통화정책이 완화될 것이며 연간 증시 움직임은 전고후저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한 내용이 담겨 있다.

2022년은 목, 화, 토, 금, 수 오행 가운데 토가 살아남지 못하는 해라는 내용도 있다. 실제로 땅과 관련된 부동산을 사지 말아야 하며 주식 시장에서도 희토류, 리튬배터리, 부동산, 시멘트 신탁, 보험 등 토 속성이 있는 섹터와 종목을 피해야 한다고 분석돼 있다.

반대로 수가 살아나고 목은 번성하니 제지, 의류, 출판, 미디어, 교육, 농업 등 섹터나 특히 수와 목 속성이 상생하는 중의약과 바이오제약 섹터를 추천한다는 내용도 있다. 

주식을 매수하기 좋은 시점으로는 음력 1월부터 4월, 음력 11월부터 12월이 언급돼 있다. 

중국신문망은 “전반적으로 섹터나 시장에 관한 분석 및 예측이 신중하지 않고 종목을 오행으로 분석해 투자의견에는 합리적 근거가 없다”고 보도했다.

증권감독관리위는 앞으로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꾸준히 증권업계 연구보고서 등을 추적하고 감시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당국은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며 사건 하나가 발생하는 대로 즉시 처리하는 식으로 업계의 규범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