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시예저치앙 ABL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ABL생명을 다시 한번 이끈다.
시예 사장은 국제 보험시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ABL생명의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어 임기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예 사장은 ABL생명의 매각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어 몸값을 높이기 위해 재무건전성을 관리하는 데 한층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ABL생명에 따르면 3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시예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의결한다.
연임안이 통과되면 2019년부터 ABL생명을 맡아왔던 시예 사장이 1년 더 회사를 이끌게 된다.
ABL생명의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은 ABL생명의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는 시예 사장의 재무적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BL생명은 지난해 사내이사 연임 추천이유에서 “다자보험그룹은 시예 사장의 경력과 회사 운용의 전문성 및 역량 등을 고려했을 때 사업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유지해 회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시예 사장은 30년 이상 금융과 보험시장에서 실력을 쌓은 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시예 사장은 중국인민보험회사, 악사, 로이즈 재보험사, 미국계 재보험사 트랜스리 등에서 임원으로 일하며 전략기획과 사업개발 업무를 맡아왔다.
시예 사장이 취임했던 2019년 ABL생명은 순손실을 내고 있었지만 2020년에 순이익 928억 원을 내며 흑자로 전환했다.
보험업계에서는 다자보험그룹이 ABL생명의 매각을 앞두고 ‘안정’을 택한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다자보험그룹은 중국 정부가 세운 공기업으로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에서는 다자보험그룹의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다자보험그룹이 민간기업으로 바뀌면 그룹의 내실화를 위해 ABL생명을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ABL생명은 다자보험그룹의 자회사인 안방그룹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다자보험그룹은 최고경영자를 교체하기 보다는 시예 사장의 연임을 통해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시예 사장은 ABL생명의 매각 과정에서 제값을 받기 위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ABL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은 지난해 9월 기준 180.4%다. 보험사의 부채를 원가에서 시가로 측정하는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이 2023년 도입되면 지금보다 떨어질 수 있다.
게다가 ABL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2019년 258%, 2020년 212% 등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시예 사장은 부채 부담을 덜기 위해 공동재보험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공동재보험은 원보험사가 보험 책임을 재보험사에 넘기는 제도다. 원보험사는 공동재보험을 통해 요구자본을 줄여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ABL생명은 지난해 양로보험의 일부를 미국계 RGA재보험에 넘기는 공동재보험계약을 맺었다. 2023년 국제보험회계기준 도입 전에 공동재보험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시예 사장은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 보험의 판매를 강화하고 투자 포트폴리오 정비하는 등 다양한 재무건전성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