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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TSMC 삼성전자 반도체 투자 경쟁에 변수, ASML 장비 공급 차질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3-22 14: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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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TSMC 삼성전자 반도체 투자 경쟁에 변수, ASML 장비 공급 차질
▲ 네덜란드 ASML의 EUV 반도체장비.
[비즈니스포스트] 반도체 미세공정에 활용되는 EUV(극자외선)장비 공급 부족으로 인텔과 TSMC,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업체들의 대규모 반도체 시설투자가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ASML이 EUV장비 생산에 필요한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중국 반도체기업들도 EUV공정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 장비 공급 부족은 더욱 심각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현지시각으로 21일 “반도체기업들이 내놓은 수십조 원 규모 시설투자 확대 계획이 앞으로 2년 동안 제약을 받을 수 있다"며 "ASML의 장비 생산 차질이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피터 베닝크 ASML CEO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반도체장비 공급 부족 사태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고객사 수요에 맞춰 장비 생산을 늘리는 데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SML은 인텔과 TSMC, 삼성전자의 미세공정 기반 시스템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EUV장비를 독점적으로 공급해 생산하고 있는 네덜란드 기업이다.

반도체기업들이 최근 일제히 수십조 원 규모의 대규모 시설투자 계획을 내놓고 새 반도체공장 건설을 착공하면서 자연히 EUV장비 수요도 공급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급증했다.

베닝크 CEO는 ASML의 장비 생산 확대를 위해 부품사들과 소통하고 있지만 약 700곳의 협력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생산을 늘리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인텔은 앞으로 10년 동안 800억 유로, TSMC는 1천억 달러, 삼성전자는 1500억 달러 이상을 들여 반도체 생산 확대를 예고했다”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에 대응해 반도체산업 전반에 투자 확대 경쟁이 불붙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은 투자금의 대부분을 EUV공정 기반의 5나노 이하 미세공정 생산라인에 들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자연히 ASML의 EUV 장비를 대량으로 도입하는 일도 필수적이다.

ASML이 예고한 대로 앞으로 2년, 또는 그 이후까지 EUV장비 공급 부족 사태가 지속되면 고객사들의 반도체 생산투자가 늦춰지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비용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닝크 CEO는 반도체기업들이 최근 발표한 새 공장 투자를 마치고 장비 반입을 시작하기까지 2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EUV장비 공급을 확대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는 EUV장비 생산에 쓰이는 주요 부품 공급업체들도 생산 확대를 위해 공장을 증설해야만 하기 때문에 이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쉽지 않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독일 렌즈업체 칼자이스가 EUV장비용 렌즈를 공급하기 위해 새 공장을 건설하고 인력을 고용한 뒤 허가를 받아 생산을 시작하기까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ASML이 반도체장비에 쓰이는 부품 수급 차질로 장비 생산을 계획대로 확대하지 못한다면 자연히 반도체기업들의 생산 투자는 더욱 밀리게 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정부 지원을 받아 생산 투자에 속도를 내는 중국 반도체기업들마저 ASML의 EUV장비 도입을 추진하기 시작해 인텔과 TSMC, 삼성전자 사이 불붙고 있는 장비 확보 경쟁에 참전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CCTV 전문업체 하이크비전은 최근 중고 EUV장비를 도입해 자체적으로 개발해 사용하는 반도체 생산에 활용할 계획을 세워뒀다.

미국이 2018년부터 중국 반도체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기업이 ASML의 EUV장비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재조치를 내렸지만 중국기업들은 여전히 첨단 미세공정 도입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베닝크 CEO도 최근 블룸버그를 통해 “특정 국가에 첨단기술 도입을 위한 장비 반입을 금지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미국 정부의 개입을 두고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

미국의 규제 완화 등으로 여건이 나아진다면 중국 반도체기업도 충분히 ASML의 EUV장비 고객사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점을 예고한 셈이다.

결국 인텔과 TSMC,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시장 점유율 싸움을 위한 대규모 시설투자 경쟁에 이어 EUV장비 확보에도 더욱 치열한 경쟁환경에 놓일 수밖에 없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인텔은 ASML의 반도체장비 생산 차질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네덜란드 ASML 본사에 제조 분야 전문인력을 보낼 정도로 장비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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