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2-03-11 15: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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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의 순수전기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최근 유럽 전문매체들의 자동차 시상식을 휩쓸며 높은 품질 경쟁력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넓은 실내공간, 편안한 승차감, 긴 주행거리와 빠른 충전속도 등에서 고루 호평을 받았는데 이는 현대차그룹이 발빠르게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기반한 것으로 분석된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11일 유럽 주요 자동차매체들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아이오닉5와 기아 EV6는 경쟁 완성차업체와 비교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파악된다.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는 아이오닉5에 대해 "800V(볼트) 전자 아키텍처의 맞춤형 전기차(EV) 모델 플랫폼(E-GMP)에 기반해 빠른 충전이 가능한데 이런 기능을 갖춘 것은 포르쉐 타이칸과 아우디e-트론GT뿐이다”며 “우수한 정숙성, 편안한 승차감, 전기차에 딱 맞는 고급 아우라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기아 EV6에 관해서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멋진 디자인의 차체를 차려입었다”며 “민첩한 핸들링과 활기찬 성능은 기존 내연기관에 익숙한 운전자에게도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오토카는 1월 ‘2022년 탑10 베스트 패밀리 전기차’ 1위와 3위에 각각 아이오닉5와 기아 EV6를 올렸다.
또 다른 영국의 자동차 전문 매체 탑기어는 “아이오닉5의 복고풍 대형(XXL) 차체는 가장 완벽한 가족용 전기차(EV) 가운데 하나다”며 “아이오닉 차기 라인업이 이런 구조를 유지한다면 벤츠의 EQ 모델도 걱정해야 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기아 EV6를 향해서도 비슷한 평가를 내놨다.
현대차그룹의 두 전기차 모델은 독일 매체의 평가에서 벤츠 EQ모델에 판정승을 거두기도 했다.
최근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자이퉁이 실시한 최신 실시한 5종의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 전기차 비교평가에서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각각 1위와 2위에 올랐다. 경쟁차량은 벤츠 EQB, 폴스타2(볼보와 중국 지리자동차 합작 브랜드), 테슬라 모델Y 였다.
아이오닉5는 가장 넓은 실내공간과 편안한 승차감, 빠른 배터리 충전 속도를 인정받았고 기아 EV6는 공기역학적 디자인에 긴 주행거리, 빠른 배터리 충전, 피드백이 풍부한 스티어링 휠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자동차 본고장 유럽에서 잇달아 전기차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기아 EV6는 지난달 말 ‘2022 유럽 올해의 차’에 뽑혔다. 한국 브랜드로는 처음 이룬 쾌거로 유럽과 미국 굴지의 브랜드를 다 제쳤다.
8일(현지시각)에는 아이오닉5가 ’2022 영국 올해의 차‘에 올랐다.
이뿐 아니라 기아 EV6는 유럽 올해의 차에 앞서 ‘2022 아일랜드 올해의 차’, ‘2022 왓 카 어워즈 올해의 차’, ‘2022 독일 올해의 차 프리미엄 부문 1위’ 등을 수상했다.
아이오닉5는 지난해 11월 ‘2022 독일 올해의 차’에 선정된데 이어 아우토 빌트 ‘최고의 수입차’ 전기차 부문 1위, 아우토자이퉁 전기차 비교평가 종합 1위 등에 오르며 유럽현지 평가와 시상 대부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 아이오닉5. <현대차그룹>
해외 매체들이 높게 평가한 아이오닉5와 기아 EV6의 장점 가운데 다수는 E-GMP의 특징에서 비롯된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플랫폼인 E-GMP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필요했던 부피가 큰 내연기관 엔진과 구동축을 제거해 평평한 바닥 위에 공간활용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엔진이 차지하던 범퍼와 앞바퀴 사이 공간을 줄여 차량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축거(앞뒤 바퀴 사이 거리)가 아이오닉5는 3천mm, 기아 EV6는 2900mm에 이른다.
현대차의 내연기관 준대형SUV 팰리세이드의 축거가 2900mm인 점을 고려하면 준중형 전기차인 두 모델의 실내공간은 대단히 넓은 것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E-GMP는 800V 고전압 충전과 400V 충전이 모두 가능하며 초고속 충전기로 충전하면 18분 만에 배터리를 80%까지 채울 수 있는 빠른 충전속도와, 1회 완전충전으로 500km를 주행하는 뛰어난 전력효율을 특징으로 한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완성차업체 가운데 발빠르게 전용 전기차 플랫폼 개발에 나선 열매를 수확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4년 여 개발기간을 거쳐 2020년 말 순수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공개했다. 기존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가운데서는 폴크스바겐 다음으로 빠르게 전용 플랫폼 개발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2021년에 다수의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 출시를 발표하며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증권업계에서는 대부분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제조 역량은 2023년쯤이면 비등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 조사기관인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2021년 전기차 시장규모는 400만6천 대로 2020년과 비교에 두 배 가까운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633만 대에서 2025년 1724만 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2030년 전기차 판매목표를 연간 307만 대로 제시했다. 이와 달리 폴크스바겐과 스텔란티스는 500만 대, 토요타는 350만 대로 현대차와 비교해 공격적 목표를 내놓고 본격화되는 전기차 시대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를 놓고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 “현대차그룹의 더 공격적 전기차 판매 전략이 요구된다”고 바라봤다.
▲ 기아 EV6.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서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 1만9219대, 기아 EV6 8026대를 팔아 모두 2만7245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아이오닉과 기아 EV6의 유럽 현지 판매가 각각 지난해 7월, 10월부터 본격 시작됐음을 고려하면 전문가들의 호평에 구매자들도 호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 전기차 시대 개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오닉5와 기아 EV6의 선전은 현대차그룹에 있어 특정 모델 흥행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아이오닉5와 기아 EV6를 긍정적 관심과 화제 속에 양산·판매하면서 쌓는 경험은 전동화 전략을 펼치면서 전기차 라인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가 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두 전기차 모델은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차 확대 정책으로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상승세가 예상되는 미국에서 올해부터 본격적 판매에 나선다. 2월 미국에서 아이오닉5는 2555대, 이달 판매를 시작한 기아 EV6는 2125대가 판매되며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 판매 선봉에 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를 포함한 2월 미국 친환경차 판매는 1만5218대로 지난해 2월과 비교해 271.4% 크게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