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선 비와이엔블랙야크 회장이 패션 브랜드 ‘블랙야크’를 친환경 브랜드로 탈바꿈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비와이엔블랙야크에 따르면 강 회장은 올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플러스틱(PULSTIC)' 제품군을 앞세워 블랙야크의 친환경 의류 생산 비중을 4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플러스틱(플러스+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을 재활용해서 지구에 보탬이 된다'는 취지로 블랙야크가 인증하는 제품군을 말한다.
비와이엔블랙야크의 계획대로라면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만든 제품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은지 2년 만에 전체 제품의 절반 수준까지 생산 비중을 늘리게 되는 것이다.
현재 블랙야크의 친환경 의류 생산 비중은 빠르게 늘고 있다.
블랙야크가 친환경 소재 ‘K-rPET’를 사용한 플러스틱 제품을 처음 출시한 것은 2020년 가을/겨울(F/W) 시즌때다.
당시 전체 블랙야크 제품 가운데 플러스틱 제품군의 생산 비중은 0.7%에 그쳤다. 하지만 2021년 봄/여름(S/S)시즌 18.2%, 가을/겨울 시즌 30%로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K-rPET는 국내 소재업체 티케이케이칼이 생산하는 원사로 폐플라스틱을 압축·분쇄·세척해 플레이크를 만들고 이를 녹여 페트칩으로 만든 뒤 원사 가공공정을 거쳐 생산한다.
강 회장은 2019년부터 비와이엔블랙야크에 뉴라이프텍스 태스크포스라는 조직을 꾸려 티케이케미칼과 함께 K-rPET를 활용한 의류 개발을 추진했고 약 1년의 개발과정 끝에 제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비와이엔블랙야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올해 봄/여름과 가을/겨울 시즌을 거쳐 다양한 컬렉션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 연말 자연스럽게 친환경 소재 의류 생산 비중이 40%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새로운 친환경 소재 제품도 선보인다.
비와이엔블랙야크 관계자는 “올해는 블랙야크가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 텐셀(Micro Tencel)’ 소재를 활용한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텐셀은 유칼립투스 나무 추출물로 만드는 친환경 소재로 부드러운 촉감, 박테리아 억제, 자연 냉감효과 등의 장점을 지녀 티셔츠나 여름 이불 등의 소재로 자주 쓰인다.
강 회장은 블랙야크 제품에 쓰이는 친환경 소재의 비중을 계속 늘려 현재 옷감에 널리 쓰이는 합성플라스틱인 폴리에스터 사용을 모두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지속적으로 의류용 친환경 소재를 연구개발하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강 회장이 이끄는 비와이엔블랙야크의 움직임은 브랜드 정체성을 친환경 패션 브랜드로 각인하려는 행보로 여겨진다.
최근 산업 각 분야에서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소비행태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 흐름을 타고 친환경이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정립한다면 소비자를 공략하는 데도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아웃도어 업체 파타고니아는 일찌감치 친환경 행보와 철학을 인정받아 아웃도어 패션의 최고봉에 올랐다.
기후위기나 친환경과 관련한 소비자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 회장이 추구하는 친환경 브랜드로의 변화는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지만 블랙야크의 성장에 기여할 여지가 많다.
강 회장은 '자연과 공존'이라는 철학으로 블랙야크의 친환경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비와이엔블랙야크는 친환경 소재 활용 제품 공로를 인정받아 아웃도어 패션기업 최초로 유엔(UN) 자발적공약 국제친환경 인증인 'GRP'의 최우수 등급(AAA)을 2021년 10월 획득했다.
글로벌 소재기업인 고어와 함께 개발한 고기능 친환경 소재인 ‘K-GORE’의 첫 번째 제품으로 ‘M써밋GTX재킷’을 지난해 10월 출시하며 친환경 소재를 다양화하는 노력도 꾸준하다.
페트병을 모아오면 블랙야크의 제품으로 교환을 해주는 소비자 캠페인 '페트 줄게, 새 옷 다오'도 지난해 2차례나 열어 친환경 소재 의류 홍보활동에 힘쓰는 모습도 보였다.
강 회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는 "아웃도어의 본질과 분리할 수 없는 자연과 공존을 핵심 과제로 삼았다"며 "앞으로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블랙야크의 지속 가능한 행보에 전 임직원이 함께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2015년 미국의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나우’를 인수하며 친환경 의류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나우는 화학비료·살충제를 최소화해 만든 유기농 면, 재생소재 등 친환경 직물을 사용한 제품을 판매한다.
비와이엔블랙야크 관계자는 “블랙야크는 그동안 아웃도어 브랜드로서 혁신제품 개발, 심미성 및 활동성이 뛰어난 제품들을 출시해왔다”며 “이런 노력들을 어떻게 친환경으로 접목시킬지 지속적으로 고민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