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낸 자기자본 1조 원 이상의 중소형 증권사들은 올해 실적이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증시 부진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둔화되면서 증권사들의 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3월 업황지표 반등 여부가 관건이지만 증시 및 주변자금 흐름을 감안하면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브로커리지 관련 수익둔화는 2022년 1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자금 차입여건 악화와 위험회피심리 강화로 대규모 개인자금의 증시 재유입을 낙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올해 중소형 증권사들의 실적 흐름이 꺾일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서 사장이 이끄는 IBK투자증권은 실적방어의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IBK투자증권은 IB(기업금융)에 집중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어 브로커리지 수익 의존도가 낮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수수료수익 가운데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2.43%로 나타났다.
자기자본 1조 원 대 증권사들과 비교해보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IBK투자증권과 비슷한 규모의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 비중을 살펴보면 교보증권(54.99%), 대신증권(67.17%), 유안타증권(66.46%), 한화투자증권(57.01%), 현대차증권(34.12%) 등으로 나타났다.
나이스신용평가도 "IBK투자증권은 순영업수익 가운데 위탁매매(브로커리지)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아 IB부문 및 자산관리부문 등을 중심으로 현 수준의 안정적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며 "동종업계 대비 자체 ELS(주가연계증권) 발행규모가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급격한 실적저하 가능성은 제한적이다"고 내다봤다.
IBK투자증권이 올해 어려운 증시상황에서 실적방어에 성공한다면 서 사장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은 2021년 1008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10년 연속 사상 최대실적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다.
서 사장은 올해 중소기업 특화증권사로서 IB부문을 확대하는 한편 신사업을 통해 추가 수익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브로커리지에 의존하지 않는 서 사장의 전략대로 진행된다면 올해 변동성이 큰 시장상황에서도 실적방어를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서 사장은 "올해는 지난해 구축한 해외주식·채권 거래시스템 등 신규사업 플랫폼을 기반으로 영업활성화에 주력하는 동시에 신기술투자조합, PEF(사모펀드),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등 혁신금융을 이용한 중소기업 지원도 지속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서 사장은 공모를 통해 2020년 3월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서 사장의 임기는 올해 3월 말 만료되는데 그동안 최대실적을 이어간 공로로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물론 공공금융기관의 특성상 새 정부에서 새 인물을 선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기획재정부→IBK기업은행→IBK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지분 관계를 가지고 있어 대선 후 IBK기업은행 행장이 결정되고 난 뒤에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선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증시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은행, 벤처회사, 금융공기업, 증권사를 두루 거친 리스크관리 전문가로서의 서 사장의 강점이 돋보일 수 있다.
서 사장은 외환은행에서 리스크관리팀 초기 멤버로 합류해 리스크관리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 후 한국투자공사(KIC) 창립멤버로서 리스크관리팀장, 신영증권 리스크관리본부장 등을 거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