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2022-02-10 17: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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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고 김용균씨 사망사건과 관련해 원청인 한국서부발전 전 사장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대전지법 서산지원 형사2단독 박상권 판사는 10일 업무상 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병숙 전 서부발전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 한국서부발전 본사 전경.
박 판사는 김병숙 전 사장과 관련해 김씨 사망 원인으로 꼽힌 컨베이어벨트의 위험성이나 하청업체와 위탁용역 계약상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해 무죄로 봤다.
다만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 백남호 전 사장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판결했다.
함께 기소된 나머지 서부발전 관계자 7명은 금고 6개월∼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200시간 판결을 받았다.
또 한국발전기술 관계자 5명은 벌금 700만 원∼징역 1년6개월, 사회봉사 160∼200시간을 선고받았다.
별도로 원·하청 기업인 서부발전과 한국발전기술 법인 2곳에도 각각 벌금 1천만 원, 1500만 원이 선고됐다.
이번 판결은 2018년 12월 김씨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지 3년2개월 만이다.
박 판사는 "피고인들이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누구보다 성실히 근무해온 입사 3개월밖에 되지 않은 김씨가 사고로 참혹하게 숨진 죄책이 가볍지 않고 이에 따른 유족의 고통이 적지 않다"면서도 "피고인들의 각종 위반 행위가 결합해 사고가 났으며 초범이고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 어미니인 김미숙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재판 뒤 기자회견에서 "사람이 죽었으면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데 왜 원청은 잘 몰랐다는 이유로 빠져나가고 집행유예만 받느냐"며 "절대로 수긍하고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서부발전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 소속으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는 2018년 12월11일 새벽 석탄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검찰은 2020년 8월3일 원·하청 기업인 서부발전·한국발전기술과 관계자 14명(서부발전 8명, 한국발전기술 6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지난해 12월21일 결심공판에서 김 전 서부발전 사장에게 징역 2년을, 백남호 전 한국발전기술 사장에게는 징역 1년6개월을 각각 구형했다.
한편 하청업체 직원이 사명하면 원청 사업주 책임을 강하게 묻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돼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법 시행 이전에 발생한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