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청라시티타워 시공권 확보에 재도전한다.
이번 도전에서 성공한다면 포스코건설은 포스코타워-송도(옛 동북아무역타워)와 송도국제도시에 추진되는 103층 타워까지 포함해 인천시의 초고층 랜드마크 세 곳을 모두 짓는다는 진기록을 갖게 된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토지주택공사(LH)와 청라시티타워(주)는 청라시티타워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협의를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시공사 발표는 당초 24일로 예정됐었으나 입찰에 참여한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이 모두 시행사가 제시한 사업비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며 사업비 조정과 관련해 추가 협의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가 원만히 도출되지 않으면 시공사 선정이 몇 개월 더 지연될 수 있는데 이미 공사비 문제로 사업 진행이 1년 이상 밀린 상황이라 시행사와 건설사 사이에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청라시티타워 건설사업은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청라호수공원 일대 3만3058m² 부지에 448m 높이의 초고층 타워와 복합시설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2006년 최초 계획이 수립된 뒤 2017년 토지주택공사는 보성산업, 한양, 타워에스크로우 등으로 구성된 한양보성컨소시엄과 프로젝트 협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해왔다.
컨소시엄은 사업시행법인인 청라시티타워(주)를 설립하고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그러나 2020년 10월 포스코건설은 사업비 증액을 요구하다가 시공사 지위를 잃었다.
당시 공사비로 3023억 원이 책정됐었는데 이는 448m 높이의 초고층 빌딩 건축에 현실적이지 않다는 시선이 많았다.
포스코건설은 청라시티타워의 기존 시공사였고 인근 포스코타워-송도를 성공적으로 완공한 경험이 있어 이번 수주 재도전 성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와 별도로 포스코건설은 블루코어컨소시엄(대상산업·포스코건설·GS건설 등)에 합류해 송도국제도시 103층 타워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블루코어컨소시엄은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 송도국제도시 6·8 공구에 103층, 420m 높이의 초고층 건물과 도심형 테마파트, 골프장, 주거·상업·전시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포스코건설이 이번 청라시티타워 사업을 따내고 송도국제도시 103층 타워까지 시공하게 된다면 312m 포스코타워-송도(옛 동북아무역타워, 2011년 완공)에 더해 인천의 랜드마크를 모두 지은 기업이 된다.
포스코건설은 여의도 파크원,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 등을 비롯해 9개 초고층 빌딩(300m 이상)을 지어 국내 최다 초고층 빌딩 시공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한 사장은 포스코건설이 송도에 사옥을 두고 있는 만큼 인천 지역 랜드마크 타워 수주에 기업의 명예를 걸고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한 사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파크원은 서울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며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를 위해 건축에서는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포스코건설이 시공권을 되찾는 것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 보인다.
상대인 롯데건설 역시 국내 최고층 빌딩인 555m 높이의 롯데월드타워를 시공한 경험을 갖고 있다.
롯데건설은 포스코건설이 시공사에서 해지된 뒤 진행한 청라시티타워 시공사 선정 입찰에 한 차례 단독입찰하며 사업을 따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토지주택공사와 청라시티타워(주)는 지난해 11월 공사비를 예전의 3023억 원에서 5300억 원으로 늘려 잡고 주관 시공사 선정에 나섰으나 롯데건설이 단독 입찰하며 한 차례 유찰됐다.
청라시티타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시공사 선정을 놓고 기술적 부분과 사업비 문제와 관련해 토지주택공사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일정에 관해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