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성폭력과 성차별에 연루된 직원 70여 명을 징계했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성폭력 및 차별에 연루된 직원 37명을 해고하고 44명을 징계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 공정고용주택국(DFEH)이 2021년 7월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사내 성희롱 등을 방치해 주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이후 직원들의 성적 비행과 괴롭힘 등에 관한 보고 700여 건이 회사에 접수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개발한 당국의 조사와 WSJ 보도를 통해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오랫동안 직장 성범죄와 성차별 피해자의 목소리를 묵살했다는 사실이 지난해 알려졌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콜 오브 듀티', '오버워치' 등을 개발한 게임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0년 넘게 회사 CEO로 재직 중인 코틱이 성폭행을 포함한 회사 간부들의 각종 성폭력 의혹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사회에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파문이 커지자 캘리포니아주 공정고용주택국 뿐 아니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사내 성범죄 등을 고의로 숨겼는지 조사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도 행동에 나섰다.
레고는 '오버워치' 시리즈에 기반한 제품 출시 계획을 중단했다.
비디오게임 콘솔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은 2021년 액티비전 블리자드 비판 성명을 내기도 했다.
주주 가운데 조치를 요구하는 곳도 나타났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지분 0.23%를 보유한 뉴욕주 퇴직연금펀드를 감독하는 토머스 디나폴리 뉴욕주 감사관도 재발방지 노력을 담은 투명성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지분 0.6%를 가진 영국의 금융사 피델리티는 브라이언 켈리 액티비전 블리자드 이사회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외부 로펌을 통한 독립적 조사를 촉구했다. 적절한 조치가 없다면 주식을 지분을 처분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액티비전 블리자드 직원 1만 명 가운데 20% 정도가 코틱 CEO의 사임을 요구하는 탄원서에 서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