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야놀자 대표이사가 최근 호텔업계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경영난 해결의 열쇠로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는 것을 기회 삼아 호텔솔루션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야놀자가 올해 7월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1조 원을 수혈받은 뒤 이 대표의 사업확장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야놀자 호텔솔루션사업 본격화, 이수진 호텔 디지털전환에서 기회 잡아

▲ 이수진 야놀자 대표이사.


21일 야놀자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 대표가 호텔솔루션사업을 성공시킨 뒤 이를 발판 삼아 미국증시 상장에 도전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해 기준 매출의 30%를 차지한 호텔솔루션사업의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고 2023년 호텔솔루션시장에서 오라클을 제치고 업계 1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최근 그 방안으로 호텔무인화사업을 들고 나왔다.

야놀자는 20일 객실관리시스템 '와이플럭스 GRMS'를 국내에 출시했다. GRMS는 야놀자클라우드가 KT, 머큐리와 함께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 무인호텔솔루션이다.

완전무인화된 호텔솔루션을 만들기 위해 야놀자는 클라우드시스템을 제공하고 KT는 음성인식 인공지능기술을, 머큐리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제공했다.

호텔이 고객과 동반투숙객의 스마트폰에 인증키를 발급하면 고객은 열쇠 없이 스마트폰으로 도어락과 엘리베이터, 편의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야놀자는 한 발 더 나아가 무인호텔 내 단말기 등을 통해 상품주문 및 판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모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한파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호텔이 많아진 지금이 호텔솔루션사업을 키울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호텔업계에서는 대면접객 역량이 핵심경쟁력이라는 인식 때문에 그만큼 디지털 전환이 더디게 진행됐다.

하지만 최근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기술이 발전했고 여행 및 숙박 수요가 급감하면서 비즈니스호텔은 물론 고급호텔들도 무인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호텔들은 셀프 체크인에서부터 로봇, 무인자판기 등을 통해 일부무인화 혹은 완전무인화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야놀자 관계자는 "앞으로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시장의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비전을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밀어주는 것으로 보인다. 비전펀드는 야놀자를 제2의 쿠팡으로 키워 미국증시 상장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펀드는 올해 7월 야놀자의 신주 1조 원어치와 기존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구주 1조 원어치를 인수해 야놀자 2대주주(지분 20%)로 올라섰으며 현재 2천억 원 규모의 신규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숙박솔루션기업 야놀자를 글로벌 호스피탈리티기업으로 키운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2017년부터 호텔 등 숙박업소를 위한 기업과 기업 사이 거래(B2B)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2019년 글로벌 호텔솔루션기업 이지테크노시스를 인수해 글로벌 2위 호텔솔루션 사업자가 됐으며 이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국 시장에서도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국내 호텔솔루션기업 산하정보기술을 인수하고 국내에서 1위 사업자에 올랐다. 2020년 기준 야놀자는 전 세계 160여 개국 2만2천여 고객에게 호텔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호텔솔루션 시장은 매년 7.8%씩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코로나19 이후 국제회의와 전시회, 관광이 재개되면 호텔산업과 호텔솔루션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