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1-12-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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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균 LS일렉트릭 대표이사 회장이 최근 발생한 작업현장 사망사고로 LS일렉트릭 기업이미지 훼손에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그동안 사업장 내 안전관리를 강조해 왔고 내년 1월 안전관리조직을 확대하겠다는 방침까지 밝혔는데 3명이나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 LS일렉트릭 사옥.
19일 LS일렉트릭에 따르면 경기 안양시 전력관로 매설작업 도중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해 안양만안경찰서가 LS일렉트릭의 불법 재하도급 여부와 근로자 안전조치 이행여부 등을 조사하기 위해 최근 LS일렉트릭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시공사 S&I건설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LS일렉트릭이 이를 다시 영세업체에 재하도급을 준 것에 불법이 있는지, 작업장에서 근로자 안전조치를 제대로 이행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이다.
앞서 1일 안양시 안양여고 인근 도로에서 LG유플러스의 데이터센터 전력관로 매설작업 도중 재하도급 업체 소속 노동자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전기사업의 하도급은 원칙적으로 제한되지만 법률단서조항에 예외적으로 재하도급이 가능하다고 규정되어 있다”며 “최근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각각 조사한 내용을 서로 공유한 것으로 알고 있어 조만간 재하도급의 불법성에 관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평소 사업장 안전관리를 강조해왔는데 이번에 재하도급을 준 업체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경찰 조사 결과 LS일렉트릭이 법을 위반하거나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게 확인되면 구 회장이 그동안 강조해 온 안전경영 방침이 빛을 바래기 때문이다.
LS일렉트릭의 2020-2021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보면 구 회장은 LS일렉트릭의 사업장 내 안전한 작업환경 구축을 위해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운영하고 있고 안전수칙, 안전보건 경영방침 등을 실시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임직원의 안전확보를 위해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사업장내 안전보건 문화 확산을 위해 지속 노력하는 등 글로벌 친환경 및 무재해 사업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2020년 7월에는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안전보건 공생협력 프로그램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LS일렉트릭의 청주사업장이 제조부문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사고가 난 작업 현장에서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이미 나왔다.
민주노총은 4일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고에서 사고를 낸 건설기계 운전사가 직접 안전고깔을 치우고 장비 유도원이 배치되지 않아 교통이 통제되지 않는 등 현장 안전관리에서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LS일렉트릭은 아직 경찰조사가 진행중인 사안이지만 피해자 유족과 보상협의를 진행하며 도의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구 회장은 향후 LS일렉트릭의 현장작업을 담당하는 하도급업체의 사업장 안전관리감독을 보다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LS일렉트릭은 내년 1월 기존 안전환경팀을 확대한 안전관리조직의 출범을 앞두고 있는데 이번 사고를 계기로 그동안 준비해 온 안전관리방안을 전체적으로 다시 점검할 가능성이 높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이번 인명사고를 계기로 내년 1월부터 활동을 시작하는 ESG총괄 안전환경지원부문에서 보다 강화된 안전관리 수칙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