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가 독일 BLG로지스틱스그룹과 합자회사(JV)를 설립한다. 이를 통해 독일 브레머하펜항에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선적공간을 확보해 비계열물량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글로비스는 독일 브레머하펜항구 안에 3개의 선석(항내에서 선박을 계류시키는 시설)과 10만m² 규모 야적장 등의 전용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15일 밝혔다.
▲ 독일 브레머하펜항에 정박하고 있는 '글로비스 크라운호'. <현대글로비스>
브레머하펜항을 이용하는 글로벌 11개 자동차 선사 가운데 전용 공간을 갖는 것은 현대글로비스가 유일하다.
이를 위해 현대글로비스는 터미널 운영 주체인 독일 BLG로지스틱스그룹과 전용 공간 구축에 관한 합자회사(BLG Glovis BHVGmbH)의 설립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선적공간 확보를 통해 앞으로 비계열사 물량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독일 북부 브레멘주에 있는 브레머하펜항은 최근 3년간 연평균 자동차 200만 대가 수출입 된 자동차 항만이다.
특히 벤츠, 폭스바겐, BMW 등 독일 대표 브랜드를 포함해 유럽발 완성차 브랜드 물량 대부분이 선적되는 곳으로 ‘자동차 해상물류의 심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앞서 구축한 유럽 일관물류체계를 통해 추가적으로 비계열 매출 증가폭을 키우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현대글로비스는 2018년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를 건설한 데 이어 2019년에는 미국 펜실베니아 필라델피아 항구에서 신규 완성차 야적장을 추가 확보하기도 했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자동차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비계열 물량 확보가 중요하다.
현대글로비스는 2020년 전체 매출에서 국내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 비중은 23.3%로 나타났다. 2019년보다 1.7% 포인트가 높아졌다.
현대차그룹 해외 계열사와 진행하는 사업의 매출까지 더하면 2020년 전체 매출의 70%를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는 점에서 비계열 물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올해 12월30일부터 개정된 공정거래법이 시행되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한 조사를 받을 수 있다.
개정된 공정거래법은 대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을‘총수일가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계열사’에서 ‘20% 이상을 보유한 계열사’로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21년 6월 말 기준으로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 정몽구 명예회장은 6.71%를 보유하고 있다. 총수일가 지분이 29.99%에 이르러 정 회장이 지분을 매각하지 않으면 2022년부터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에 포함된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전용 선적 공간을 구축하고 글로벌 2위 규모인 선대를 운용하는 등 지속적 인프라 투자로 선박 운영 효율을 높여 나가겠다"며 "앞으로도 공격적 영업을 통해 비계열 매출 비중을 확대하며 자동차 운반선 분야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