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서울 흑석9구역 재개발 수주를 올해 안에 할 수 있는 기회에 다가섰다.
현대건설이 수주를 추진하는 대어급 도시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이 2022년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아 3년 연속 도시정비 1위를 하겠다는 윤 사장의 목표 달성이 아슬아슬 했는데 흑석9구역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흑석9구역 재개발조합에서 29일 입찰을 한 결과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입찰에 참여했다.
현대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제안하며 단지명을 중앙을 뜻하는 ‘KENTRO’와 흑석9구역을 뜻하는 ‘NINE'을 결합한 ‘THE H KENTRONINE'을 제시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주택브랜드 아이파크를 내세우고 특화한 주거 스마트 기술력을 강조하며 입찰에 참여했다.
흑석9구역 재개발사업(공사비 4400억 원)은 동작구 흑석동 일대 9만4094㎡에 지하 7층~지상 25층, 21개 동, 1536세대 및 근린생활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현대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보이며 수주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흑석뉴타운은 여의도가 가까이에 있어 가치가 높다는 판단에 도시정비를 추진하는 조합에서도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요구했고 대형건설사들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해 온 지역이다.
그동안 현대건설의 높은 브랜드 가치에 다른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시공사 선정이 내년으로 밀리는게 아니냐는 시선이 나왔다. 일반적으로 유찰된 뒤 다시 시공사를 선정하는 과정이 1~2개월 정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이 흑석9구역 재개발사업에 참여함에 따라 일반경쟁입찰이 성립해 내년으로 넘어갈 우려는 없어지게 됐다.
이에 더해 윤 사장으로서는 2019년 12월30일 대구지역의 알짜입지로 꼽혔던 수성지구2차우방타운 재건축(공사비 2486억 원) 수주를 놓고 HDC현대산업개발에게 패배한 것을 설욕할 기회도 잡게 됐다.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수성지구2차우방타운 재건축을 놓고 치열한 수주전을 펼쳤다.
당시 두 회사 모두 스카이브릿지나 테라스하우스 등 대안설계를 제시하며 지방에서는 볼 수 없었던 최고의 조건을 제시했다.
다만 수주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논란도 일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당시 녹지지역을 포함해 대안설계를 제출해 도시계획 조례를 위반했다는 말이 나왔고 현대건설도 일조건 침해와 관련해 주변과 인접한 동을 24층 이하로 낮추도록 한 점을 고려하지 않고 34층을 제안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논란을 뒤로하고 수성지구2차우방타운 재건축 조합은 입찰이 유효하다는 결론을 내린 뒤 사업 지연에 따른 조합원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획대로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뽑았다.
윤 사장은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를 달성하기 위해 올해 남은 기간 추가 수주에 고삐를 죄고 있다.
현대건설은 11월 말까지 도시정비 신규수주 3조4009억 원을 거둬 대우건설(3조7774억 원), 포스코건설(3조6916억 원), GS건설(3조5420억 원)에 이어 4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건설이 노리는 대전 최대 재개발사업인 장대B구역구역 수주가 GS건설의 소송 때문에 12월31일로 입찰마감이 연기됐기 때문에 윤 사장은 이번 흑석9구역 재개발과 남은 경기 안산시 고잔연립3구역(1145세대) 수주가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에 어떤 건설사가 오를지는 올해 말까지 가봐야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30일 열린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공사비 6225억 원) 입찰에 GS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해 시공사 선정이 2022년으로 밀렸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이 3년 연속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서울 흑석9구역 재개발사업과 경기 안산 고잔연립3구역 수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