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 경영은 이제 철도기술 전문가에게.

나희승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철도기술 연구자 출신으로 철도기술 분야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철도안전 강화와 경영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한국철도 경영도 이제 기술전문가, 나희승 스마트철도 깃발

▲ 나희승 한국철도공사 사장.


26일 나 사장은 대전 동구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취임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사장 임기를 시작했다.

나 사장은 1966년 광주에서 태어나 서울 영등포고등학교, 한양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학업을 이어가 1996년에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7년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 입사한 뒤로는 계속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 재직하면서 연구자의 길을 걸었다. 2018년에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까지 오른다.

철도기술 연구자 출신이 한국철도공사를 이끌게 된 것은 2005년 한국철도공사가 출범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한국철도공사는 정치권의 입김에 강하게 영향을 받았고 지금까지 한국철도공사 사장을 거쳐 간 9명의 사장 대부분이 관료나 정치인 출신이었다.

그나마 6대 최연혜 전 사장이 학자 출신으로 분류되지만 2013년에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되기 직전인 2012년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하는 등 사장 임명 시점에는 사실상 정치인이었다.

나 사장은 한국철도공사의 주요 현안인 만성적 적자 해결을 비롯해 안전성 강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철도기술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첨단기술 도입을 통한 철도안전과 경영효율성 확보 등이 기대되고 있다.

정치적 이유를 제외하면 한국철도공사의 안전사고와 경영위기는 역대 사장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간에 물러나게 만든 주된 원인이기도 하다.

나 사장은 취임사에서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기본체질 혁신으로 경영효율을 강화하겠다”며 KTX 수혜지역 확대, 스마트 역세권 개발, 종합물류사업 다각화 등을 제시했다.

그는 철도안전 강화를 놓고는 “데이터 기반 스마트철도 안전관리기술을 도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철도안전을 달성하겠다”며 “안전투자와 업무개선으로 철도사고, 산업재해 피해를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나 사장은 취임식에 참석하기 전인 26일 새벽 경기도 고양에 있는 KTX 차량기지를 현장방문하며 한국철도공사 사장으로서 첫 일정을 시작하기도 했다.

나 사장은 연구원 시절 남북철도, 대륙철도 연결과 관련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면서 명성을 쌓았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는 2004년 남북철도사업단장, 2008년 대륙철도연구실장, 2014년 대륙철도연계연구팀장 등을 지냈다.

정부 정책의 자문과 관련해서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는 대통령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파견근무를 했고 2015년 이후로는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상임위원을 맡고 있다.

나 사장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이던 2018년에 ‘남북 및 대륙철도 연결을 위한 궤간가변대차 기술’로 국제철도연맹(UIC)으로부터 ‘화물철도 서비스분야 최우수 연구성과’에 선정되기도 했다.

궤간가변대차는 철도의 궤도 폭이 다른 국가를 지나면서도 계속 열차를 달리게 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는 이날 취임식에서도 “이제 한국철도는 한반도를 넘어 대륙으로 가는 꿈을 꾸고 있다”며 “남북철도가 개통되면 단절됐던 한반도와 동북아 공간의 복원이 가속화되고 한반도 신경제구상 및 평화프로세스의 출발선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