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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내 금융지주 회장들을 잇따라 만나고 있다.
재벌가 오너와 금융계 수장의 만남이 흔치 않다는 점에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설이 파다한 가운데 삼성그룹이 3대 축의 하나로 삼고있는 금융부문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융계 수장들과 만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2일 삼성그룹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올 1월 이광구 우리은행장을 만난 데 이어 2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4월 안으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최지성 삼성미래전략실장(부회장)도 동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4대 금융지주 수장들을 모두 만나는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금융권의 한 인사는 “이 부회장이 금융계 수장들과 만나 인터넷전문은행,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최근 금융권의 핫이슈와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업권별 현황, 미래 비전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전자와 바이오, 금융을 3대 주축으로 삼고 있는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전자와 바이오에 비해 금융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금융계 수장들과 만나 금융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조언을 구했을 것이라는 말이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 삼성그룹이 금융회사 인수합병(M&A)에 나설 수도 있다는 말도 나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금융사업을 확대하려면 인수합병이 불가피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국내 금융지주사 회장들과 회동하기 전 주로 해외의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주로 만나왔다.
올해 2월에는 미국의 주요 카드사 CEO들과 만나 삼성페이의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초 중국 베이징에서 창전밍 시틱그룹 동사장을 만나 금융사업 협력 확대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해 말에는 최근 알리안츠 한국법인을 단돈 35억원에 인수해 화제를 모은 중국 우샤오후이 중국 안방보험 회장과 회동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2014년 10월 서울 이태원동에 있는 승지원에서 중국과 일본의 주요 금융사 사장들을 초청해 만찬을 열기도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잇따라 만나는 인물들을 보면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며 “이 부회장은 중국을 통한 금융산업의 확장이나 중국 파트너와 협업을 통한 금융분야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생명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을 벌이고 있다.
삼성생명이 28일 삼성카드의 자사주 매입을 마무리하면 사실상 모든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지분 30% 이상을 보유하게 된다. 삼성생명은 지난 1월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37.5%를 매입했다.
이런 지분 매입은 현행 관련법상 금융지주회사 편입을 위한 지분요건(상장 30%)을 충족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