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경 서울옥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미술품 경매 플랫폼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자산가들뿐 아니라 최근 MZ세대까지 미술품 재테크를 위해 시장에 들어오면서 미술품 거래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옥션 미술품 경매 플랫폼 키운다, 이옥경 대체불가토큰 도입하나

▲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이사 부회장.


17일 서울옥션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온라인 미술 경매 플랫폼 ‘블랙랏(BLACKLOT)’을 통해 미술품 거래의 문턱을 낮추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미술품은 그동안 화랑과 경매업체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졌는데 개인들도 쉽게 시장에 들어오게 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옥션의 블랙랏은 11월1일 출범했다. 이곳에서 각 화랑은 직접 미술품 경매에 나설 수 있다.

미술품시장은 1차시장인 화랑과 2차시장인 경매회사로 이뤄졌다.

1차시장 거래는 화랑의 판로 개척과 적정가격 산정이 쉽지 않다. 이에 각 화랑은 미술작품 생산을 기획하고 독려하는 데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부회장은 개별 화랑이 블랙랏을 통한 공개 경매에 나선다면 작품을 최고호가에 판매하면서도 공평하고 효율적으로 미술품 가격을 산정하고 마케팅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2022년에는 개인으로 서비스범위를 늘릴 것이다"라며 "블랙랏의 경매를 열 수 있는 자격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경매서비스 범위 확대를 앞두고 대체불가토큰(NFT)기술을 적용한 보증서를 활용한다는 복안을 지닌 것으로 미술업계는 바라본다. 이를 통하면 출품작의 진위 여부, 거래이력 등의 위변조를 막아 거래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실제 자회사인 서울옥션블루를 통해 두나무와 대체불가토큰 관련 업무협약을 5월28일 맺었다.

대체불가토큰은 디지털작품, 그림, 영상, 게임 아이템 등 온라인 콘텐츠의 소유자를 명시할 수 있는 고유한 양식의 디지털인증서를 말한다.

서울옥션 산하의 판화전문 아트샵인 프린트베이커리는 9월 박서보 작가의 신작을 전시 및 독점 판매하면서 국내 최초로 미술품 보증서에 대체불가토큰기술을 적용해 작품의 보증성을 강화했다.

다만 서울옥션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블랙랏 플렛폼에서 대체불가토큰 보증서 도입계획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며 "대체불가토큰사업은 디지털 미술품을 다루는 자회사 서울옥션블루 등에서만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MZ세대의 미술품 거래가 늘어나면서 온라인 미술품 거래 플랫폼 수요가 늘어났다. 국내 미술품 거래시장 규모는 5천억 원 수준으로 MZ세대 참여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술 경매업체 서울옥션이 1분기 진행한 온라인 경매에서도 전체 낙찰자 비율 중 MZ세대가 11%인 것으로 조사됐다.

작품의 예술적 가치를 감상하기 위한 소장보다는 미술품을 통한 재테크의 수요가 늘어난 만큼 미술품을 빠르고 쉽게 재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해졌다.

미술업계는 MZ세대를 위한 미술품 거래 플랫폼 출범으로 미술품시장에서 서울옥션-케이옥션의 양강구도에서 서울옥션이 앞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옥션은 블랙랏에서 미술품뿐 아니라 다양한 수집품 재판매에도 다시 도전한다.

자회사인 서울옥션블루는 2019년 9월 엑스엑스블루(XXBLUE)를 출범하며 한정판 신발 리셀  플랫폼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가 대기업을 등과 수수료 출혈경쟁을 벌이다 철수한 아픔이 있다.

이 부회장은 보석, 시계, 오디오, 악기, 와인, 가구 등 서울옥션이 강점을 지닌 품목 중심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21년 들어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소투(SOTWO), 경매를 0원으로 시작하는 ‘제로베이스 경매’ 등을 통해 MZ세대의 미술품시장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소투(SOTWO)는 미술품의 지분공동 투자 플랫폼으로 소액으로도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소투는 출시 6개월 만에 회원 수 2만2천 명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95%가 기존 서울옥션과 거래한 적이 없는 MZ세대 신규 고객으로 집계됐다. 9월 초 기준 소투의 공동구매 작품은 234점, 구매총액은 138억5747만원을 보였다.

서울옥션은 우리나라 상장회사 가운데 유일한 미술품 유통업체다. 미술품 판매, 경매, 렌탈컨설팅, 미술품 교육 등을 하고 있다. 2008년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이 부회장은 서울옥션 창립자인 이호재 회장의 동생으로 가나아트센터의 대표로 재직하다가 2014년 5월 서울옥션에 합류했다.

이 부회장은 취임 뒤 온라인 경매(eBid Now) 성장에 집중했다. 미술시장에서는 중저가로 인식되는 100만 원대 미만의 작품의 거래를 늘려 수요자의 접근성을 향상 시켜왔다. 

서울옥션은 올해 3분기에만 매출 237억 원, 영업이익 63억 원을 냈다. 3분기 매출만 2020년 전체 매출의 82%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