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빅데이터와 핀테크 등 신사업에서 외부 금융회사와 적극적으로 손잡고 있다.
KT의 디지털플랫폼사업 강화에 핵심인 금융과 핀테크 융합사업에서 유의미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많은 데이터와 사용자를 보유한 대형금융회사와 협력이 필수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KT에 따르면 최근 실행한 연말 조직개편을 계기로 금융 및 핀테크사업 전담조직을 강화하고 상품 및 서비스 기획과 개발을 일원화해 사업화에 속도를 내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구현모 사장이 KT의 금융과 핀테크 신사업에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본격적으로 전사 차원의 힘을 실어 주요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키운다는 목표를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KT 관계자는 “현재 큰 틀의 조직개편을 마치고 세부 내용 조율을 진행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구 사장은 우선 BC카드와 케이뱅크 등 KT 금융계열사를 앞세워 빅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자산관리, 소상공인 경영컨설팅 등 다양한 신사업 진출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KT는 금융계열사에 그치지 않고 신한금융과 우리금융그룹, IBK기업은행 등 외부 대형 금융회사나 핀테크기업을 협력사로 끌어들여 금융업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금융계열사들은 자체역량을 활용해 신사업 진출기회를 찾도록 하는 동시에 KT의 통신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기술 역량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파트너를 물색하는 투트랙 전략을 쓰는 셈이다.
KT는 최근 신한금융그룹과 대규모 업무협약을 맺고 통신과 금융업 사이 협업을 통해 디지털금융 신사업을 추진하고 메타버스와 콘텐츠 등 플랫폼 기반 사업에도 힘을 합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구 사장은 9월 열린 협약식에서 “신한금융과 KT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사업모델을 선보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차별화된 디지털 융합서비스로 새 패러다임을 열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그룹과 IBK기업은행도 각각 KT와 마이데이터 공동사업 추진 및 새 금융플랫폼 구축,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신사업 개발과 운영 등에 협력하는 계획을 최근 내놓았다.
KT는 올해 핀테크 전문기업 웹케시그룹과 뱅크샐러드에도 잇따라 지분투자를 통해 협력관계를 끈끈히 하며 기업대상(B2B) 금융서비스와 소비자용 핀테크서비스도 출시하기로 했다.
이른 시일에 KT와 여러 금융회사 및 핀테크기업의 협력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 KT의 금융 및 핀테크 신사업영역 확대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 사장은 KT가 금융 및 핀테크사업에서 유의미한 경쟁력을 얻고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BC카드나 케이뱅크 등 자체 금융계열사 역량을 활용하는 것은 부족하다고 판단해 외부 금융회사와 ‘밀월’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KT가 외부 금융회사들과 손을 잡는다면 자체적으로 보유한 통신데이터와 디지털기술력을 협력사의 금융데이터 등에 융합해 구상할 수 있는 사업범위가 훨씬 넓어질 수 있다.
KT의 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유동인구 등 데이터를 금융회사의 결제데이터에 결합해 심층 있는 상권분석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방식이 될 수 있다.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등 KT의 디지털기술을 금융회사의 금융플랫폼 운영과 고객 응대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거나 비금융분야 신사업을 KT와 공동으로 추진하도록 돕는 방안도 논의된다.
KT는 금융회사와 협력을 추진할 때 금융 및 핀테크사업조직뿐 아니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뉴미디어 등 다른 신성장사업 전담조직도 협업에 참여하도록 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다양한 금융회사들과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구 사장이 추진하는 KT의 디지털플랫폼 전문기업 전환을 더 앞당길 수 있는 효과적 방법으로 꼽히고 있다.
그동안 금융회사들이 주도하고 있던 마이데이터 등 다양한 플랫폼 기반 신사업에서 KT가 협력을 통해 쉽게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금융회사들이 금융서비스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다수의 고객을 KT의 신규서비스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KT의 디지털플랫폼 이용자 기반을 강화하는 데도 힘을 받을 수 있다.
구 사장은 이런 효과를 노려 금융서비스와 KT의 통신서비스를 결합한 제휴서비스 출시 가능성도 다방면으로 검토하며 금융회사들과 밀착관계를 더욱 끈끈히 하는 데 힘쓰고 있다.
KT는 소상공인 대상 B2B서비스에 신한금융 및 IBK기업은행의 금융서비스를 연동해 제공하기로 했고 우리금융에는 여러 계열사 상품과 통신서비스를 공동으로 마케팅하는 내용의 협약도 맺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