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대우건설 인수 뒤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전 정비작업을 하고 있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임직원의 처우를 업계 최고수준으로 올려 마음을 잡아 순조로운 통합 절차를 위한 사전 작업을 추진하면서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주택사업에서 협력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다.
11일 중흥그룹에 따르면 대우건설 노조와 다음주에 만나 경영조건 및 구성원 처우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정창선 회장은 대우건설의 임금을 업계 최고수준으로 올려 임직원의 마음을 얻어야 인수 뒤에 통합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보현 중흥그룹 부사장과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심상철 대우건설 노조위원장은 10월19일 3자회동을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중흥그룹은 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정찬선 회장이 대우건설을 세계적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한 만큼 처우도 그에 맞추려고 하는 것이다”며 “임금수준을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상세실사를 마치고 인수 후 전략을 세우고 있는데 정 회장이 대우건설을 최고 건설사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우선 대우건설의 처우 개선으로 임직원의 마음을 잡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직원 1인당 평균급여는 삼성물산 1억 원, GS건설 9500만 원, 현대건설 8500만 원 등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 1인당 평균급여액은 8200만원으로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위 10곳 가운데 중간정도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 KDB산업은행 관리체제에서 임금 상승폭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중흥그룹과 대우건설이 주택사업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 내고 있다.
앞서 9일 중흥건설은 주관사로서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경북도청 신도시 2단계 공동주택용지 특별설계 공모에서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중흥건설 컨소시엄은 경북도청 이전에 따른 신도시 2단계 사업지구인 선도지구 토지 공급 우선권을 확보하게 됐다. 토지사용 가능시기는 2022년 6월부터다.
이 지역의 면적은 11만6천㎡이며 아파트 공급 규모는 2100세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흥건설이 대우건설과 함께 이 지역에 주택을 공급하면 협업하는 첫 사례가 된다.
정 회장은 대규모 부동산 개발능력을 지닌 중흥그룹과 우수한 주택 브랜드 및 뛰어난 플랜트 시공능력을 갖춘 대우건설의 강점을 결합하면 최고의 건설부문 시너지를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해온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설계 당선작은 독창적이고 차별화한 디자인으로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흥그룹은 현재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의 최종 인수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늦어도 12월 초에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에서는 실사 과정에서 대규모 부실은 발견되지 않아 입찰가인 2조1천억 원에서 큰 폭의 조정은 나타나지 않고 가격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격협상이 끝나면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과정이 남게 된다. 이에 따라 최종 인수 마무리 절차는 2022년 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충분한 대화를 통해 가격협상뿐 아니라 대우건설 인수 과정 전반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데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