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의 '개 사과' 사진은 어쩌다 올라온 것일까?

윤석열 캠프는 단순한 실무자 실수라 해명하고 있지만 정치적 미숙함의 극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전두환 옹호발언의 사과가 본심이 아니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윤석열은 사과에 인색했다, '개 사과' 사진이 실수라고 보기 힘든 까닭

윤석열 전 검찰총장.


22일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윤 전 총장 캠프가 인스타그램에 '개 사과' 사진을 올리면서 불씨가 사그라들 수 있었던 전두환 옹호발언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캠프는 21일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전 총장의 반려견 '토리'에게 먹는 사과를 건네는 사진을 올렸다. 

당일 윤 전 총장이 두 차례에 걸쳐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를 옹호했던 발언에 대해 '유감'과 '송구'의 뜻을 밝힌 일을 떠올리게 하면서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윤석열 캠프는 몇 시간 만에 관련 사진을 내리고 실무자의 실수라고 해명에 나섰다. 

윤 전 총장 캠프의 해명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이번 실수는 상당한 정치적 상처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두 차례의 유감 및 송구 표명의 '억지 사과'일 뿐이라는 의심을 지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 개에 비유하는 듯한 모습에 극우성향의 '일베' 화법을 떠올리게 만들어 많은 유권자들의 감정을 건드리는 바람에 원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윤석열 캠프가 이날 종일 '개 사진'을 두고 발빠르고 분명한 해명을 내놓지 못한 점도 의구심을 키웠다. 실무자의 실수라고 하면서도 구체적 경위를 소상히 밝히지 못하고 재발방지대책도 내놓지 못했다. 다만 개 사진을 올렸던 인스타그램의 계정을 폐쇄했다.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한 본심과 무관하게 사과를 꺼려 했기에 이런 일까지 벌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무게를 실었다면 캠프 전체 분위기도 이를 따라가게 마련이고 개 사진을 올리는 '실수'도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윤 전 총장은 전두환 옹호 발언을 두고 '진솔한 사과'를 한사코 거부해왔다. 

그는 애초 애초 발언을 두고 여야 정치권의 공격에 "앞뒤 자르고 곡해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비판이 커지자 윤 전 총장은 전날 오전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도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사과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은 유감 표명으로 여론이 진정되지 않는다는 판단했는지 이날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송구'하다고 밝혔다. '찔끔 사과'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윤 전 총장이 이처럼 사과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두고 검찰조직에 평생 몸담아 온 때문이라는 풀이도 있다. 위계질서가 명확한 검찰조직에서 사과는 체면의 손상뿐 아니라 리더십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등 떠밀려 하는 사과는 곧 패배를 인정한다는 인식을 지니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개 사진으로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직접 사과에 나섰다.

그는 이날 오후 유승민 전 의원과 국민의힘 대선 경선 1대1 TV토론회에서 개 사관 사진 논란을 두고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린 것은 캠프 직원이지만 결국 제 불찰이고 책임이다"며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전두환 옹호발언을 놓고 '사과'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 사진으로 요동치는 민심에 얼마나 이를 사과로 받아들일지는 지켜볼 일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