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로켓배송을 맡은 쿠팡맨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당초 약속과 달리 정규직 심사가 까다로워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이 무척 드물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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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의 배달사원 쿠팡맨. |
3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2014년 3월 로켓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며 6개월 근무 뒤 정규직 전환 심사, 60%가량 정규직 전환, 연봉 4천만 원 등을 약속하며 쿠팡맨을 대거 채용했다.
그 뒤 2년이 지났으나 쿠팡이 약속했던 60%가량의 정규직 전환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맨은 현재 대략 3600여명인데 대부분이 비정규직(계약직)인 것으로 업계는 파악한다.
그러나 쿠팡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쿠팡 관계자는 “그동안 이직이나 퇴사 등 많은 변화가 있어 전체적 채용 인원이나 내부 인사에 대해 상세한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면서 “2014년 3월 입사했던 쿠팡맨 중 현재 남아 있는 인원 37명 가운데 33명은 정규직”이라고 말했다.
쿠팡의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당초 약속보다 정규직 전환이 훨씬 적게 이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쿠팡의 정규직 심사기준이 매우 까다로운 데다 높은 노동강도로 이직하거나 퇴사하는 쿠팡맨들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맨의 정규직 전환 심사는 6개 월에 한번씩 이뤄지는데 규정이 무척 까다로워 웬만해선 면접기회조차 얻을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맨의 말을 종합하면 면접대상이 되려면 고객만족 설문조사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야 한다. 또 매일 1시간에 20가구를 방문해야 가장 높은 수준의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
하루에 평균 12시간 근무하는 쿠팡맨들에게 쉽지 않은 ‘관문’인 셈이다.
쿠팡맨은 이직과 퇴사도 잦은 편이다.
쿠팡맨의 노동강도는 높다. 물량이 많이 몰릴 경우 하루 13시간 근무는 기본이고 15~16시간씩 일하는 날도 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심사를 매우 엄격하게 하고 있는 것은 인정한다”며 “배송이라는 업무의 특성상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쿠팡맨들을 대상으로 깐깐한 심사를 실시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잦은 이직과 관련해 “정규직 전환의 기대를 안고 들어왔다 당초 예상보다 일이 고되자 그만두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쿠팡이 약속한 연봉 4천만 원도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쿠팡맨은 “월 기본급 270만원에 이런저런 수당을 더하면 연간 최대 4200만원을 받을 수 있다지만 실제로 이렇게 받는 사람은 드물다”며 “배송을 하다 사고를 내면 수당이 깎이기 때문에 쿠팡맨 연봉은 3천만 원을 조금 넘는다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더라도 안전된 고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도 나온다. 정규직이어도 사고나 실수가 있으면 바로 잘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왜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다만 계약직이든 정규직이든 신상필벌의 원칙이 적용되는 것은 어느 회사든 다 마찬가지 아니냐”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