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1-10-12 12: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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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법인이 한화그룹에서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의 지분을 지속해서 매입하는 것과 관련해 그룹 경영 승계작업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2일 “한화를 향한 기타법인의 순매수 비율이 8월 이후 1.75% 늘었고 특히 최근 3거래일 동안 228억 원 규모를 매입해 기타법인의 순매수가 집중되고 있다”며 “기타법인의 한화 지분 매수는 승계절차가 구체적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바라봤다.
▲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장 겸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시장에서는 한화 지분을 매수한 기타법인을 놓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했던 에이치솔루션과 최근 에이치솔루션을 합병한 한화에너지를 꼽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애초 에이치솔루션이 지분 100%를 보유했지만 10월1일 에이치솔루션과 합병을 마무리하면서 현재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사장이 지분 50%, 차남과 막내 아들인 김동원 부사장과 김동선 상무가 각각 25%씩 지분을 보유했던 계열사로 8월 한화에너지와 합병을 결정했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와 합병 전인 2분기 말 기준 한화 보통주를 5.19%(389만3607주)를 보유했다.
한화 지분을 지속해서 늘리고 있는 기타법인의 정체는 이른 시일 안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됐다.
최 연구원은 “자본시장법은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거나 이후 보유비율이 1% 이상 변동되면 5영업일 이내에 보유상황 및 변경내용을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며 “한화는 이번주 안에 지분 변동 공시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한화솔루션이 인사를 통해 젊은 임원을 전진 배치한 것도 승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최 연구원은 “한화솔루션은 최근 미래 전략사업 강화를 위해 39명의 임원 인사를 시행했는데 40대 젊은 임원이 핵심 포지션에 다수 배치됐다”며 “이 역시 김동관 사장의 그룹 내 영향력 확대 신호로 해석된다”고 바라봤다.
한화그룹이 승계작업에 속도를 내는 일은 한화의 기업가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최 연구원은 “한화의 별도실적 개선, 자회사 한화건설의 이라크 공사 재개 등과 함께 승계작업이 구체적 단계에 들어간 것을 고려하면 한화의 NAV(순자산가치) 할인율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 한화의 투자의견 ‘매수(BUY)’ 목표주가 5만 원을 유지했다. 직전 거래일인 8일 한화 주가는 3만4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