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업체 제휴사를 늘려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더욱 유리한 위치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까지 파트너사로 끌어안으며 다른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업체들에게도 매력적인 파트너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5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와 제휴관계를 맺은 가장 큰 요인으로 LG유플러스의 셋톱박스에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점이 꼽힌다. 

LG유플러스가 제공하는 IPTV서비스 유플러스티비(U+tv)의 셋톱박스의 약 95% 이상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탑재된 것으로 파악된다.

디즈니플러스와 제휴를 놓고 경쟁했던 KT는 안드로이드 셋톱박스 비중이 30%가량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셋톱박스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하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외부 콘텐츠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서비스 이용자는 물론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업체들도 콘텐츠 이용고객 확보를 위한 별도의 작업이 필요하지 않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11월 넷플릭스와 제휴 뒤 IPTV 가입자 수는 2021년 2분기까지 28.7%, 매출은 30.1% 늘었다. 그런 만큼 디즈니플러스의 콘텐츠를 국내에 독점 공급하는 계약을 통해 IPTV 가입자 수 확대에 한층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뿐 아니라 디즈니플러스와 파트너관계를 맺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다른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의 국내 도입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LG유플러스는 9월26일 디즈니플러스와 파트너관계를 맺은 뒤 9월30일 미국 방송사 바이아컴CBS의 콘텐츠를 국내에 독점적으로 제공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업체는 인터넷통신사업자가 어떤 수준의 업체와 계약을 맺었는 지를 계약의 중요요소로 꼽는다”며 “앞서 넷플릭스와 협력하고 있다는 점이 디즈니플러스와 계약 체결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콘텐츠 차별화를 위해 국내에 파급력을 미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열린 자세로 도입을 적극 검토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업체의 콘텐츠가 많이 소비될수록 인터넷망 트래픽 사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업체로부터 인터넷망 이용대가도 지급받는다는 계약을 맺어둬 인터넷망 관리와 증설 재원도 어느 정도 충당할 수 있게 됐다.

11월12일부터 국내서비스를 시작하는 디즈니플러스는 직접 서버를 구축하는 대신 콘텐츠 전송을 대행하는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업체를 통해 LG유플러스에 인터넷망 이용대가를 지불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플러스가 콘텐츠전송네트워크업체에 이용대금을 지불하면 이 업체가 LG유플러스에 회선 이용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활용하고 있는 콘텐츠전송네트워크 업체인 패스틀리 또는 아마존웹서비스를 국내에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즈니플러스는 LG유플러스를 파트너로 정하기 전부터 국내 인터넷통신사업자에게 인터넷망 이용대가를 간접적 납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었다.

2018년부터 파트너관계를 맺은 넷플릭스와는 수익배분에 인터넷망 이용대가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넷플릭스와 정식 제휴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수익배분에서 망 이용대가도 포함됐다”며 “다만 디즈니플러스와 제휴를 통해 받게 될 인터넷망 이용대가의 규모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업체의 국내 진출이 잇따르고 있지만 이들이 과도한 트래픽을 사용함에도 인터넷망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업체인 오픈 커넥트(OCA)를 운영하고 있는 넷플릭스를 포함한 해외 콘텐츠사업자가 국내 인터넷통신사업자에게 별도의 인터넷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며 국내 콘텐츠사업자와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네이버는 국내 인터넷통신사업자에 망 이용대가로 2017년 기준 1천억 원가량을 지불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국내사업자보다 더 많은 트래픽을 일으키는 해외사업자가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지 않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9월29일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부의장)실에서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기준 하루 평균 넷플릭스, 구글을 포함한 해외사업자의 국내 트래픽 사용량 (3691테라바이트)이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사업자의 트래픽 사용량(1010테라바이트)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SK텔레콤은 인터넷망 이용대가를 놓고 넷플릭스를 상대로 인터넷망 이용대가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하라는 내용의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