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시공권을 놓고 삼성물산과 치열한 물밑경쟁을 하고 있다.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촌 한강맨션을 따내면 도시정비 수주금액 3조 원을 안정적으로 넘기면서 올해 도시정비수주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입찰준비에 더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30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이촌한강맨션 재건축조합은 10월 초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촌한강맨션 재건축사업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있는 한강맨션 기존 24개 동을 허물고 지하 3층~지상 35층, 최고높이 106.35m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 15개 동을 짓는 사업으로 추정공사금액은 6천억 원 규모다.
이촌 한강맨션은 1970년 대한주택공사가 중산층을 겨냥해 지은 최초의 고급아파트다. 준공 47년 만인 2017년 6월에 재건축조합이 설립됐으며 2019년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 2021년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통과했다.
입찰공고가 나기도 전부터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치열한 물밑경쟁을 펼치면서 이번 수주전은 2파전이 될 것으로 도시정비업계는 보고 있다.
임 부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카카오톡에 ‘한강맨션 자이채널’을 열고 일찌감치 홍보전에 돌입했다. 삼성물산도 ‘톡톡 래미안 한강맨션’을 열었다.
임 부회장은 이번 이촌한강맨션 재건축사업 수주를 간절히 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을 수주하면 올해 도시정비수주 3조 원을 훌쩍 넘기기며 현재 경쟁이 치열한 도시정비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0일 기준으로 올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순위를 살펴보면 1위는 GS건설로 2조7394억 원을 수주했다.
DL이앤씨가 2조6587억 원, 포스코건설이 2조6510억 원을 수주하며 그 뒤를 바짝 뒤따르고 있다.
1위와 3위의 수주금액이 800억 원가량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하루 아침에 순위가 바뀔 정도로 올해 도시정비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 때문에 남은 3개월 동안 수주결과가 올해 도시정비수주 순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임 부회장은 이촌 한강맨션 이외에도 서울 정비사업에서 1조 원 규모의 관악구 신림동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에도 현대건설, DL이앤씨과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에 참여한다.
8500억 원 규모의 은평구 불광5구역 재개발사업과 5800억 원 규모의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에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촌 한강맨션과 남은 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 GS건설은 6년 만에 1위를 차지할 수 있다.
임 부회장은 올해 목표로 도시정비사업 2조5천억 원을 세웠지만 일찌감치 목표치를 채우며 도시정비사업에서 브랜드파워를 증명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2조5090억 원의 수주를 확보해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에 이어 4위에 오른 바 있다.
이촌 한강맨션 수주는 GS건설에게 상징성도 크다. 한강맨션 바로 옆에 2003년 입주한 ‘LG한강자이’와 함께 자이 브랜드타운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촌 한강맨션 시공권 입찰을 두고 경쟁하는 삼성물산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삼성물산은 국토교통부가 해마다 내놓은 시공능력평가 8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도 국가고객만족도조사(NCSI)에서 24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압도적 브랜드파워를 갖추고 있다.
삼성물산은 과도한 경쟁을 피하며 한동안 도시정비시장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컨소시엄 참여 등 전략적 접근으로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아직 현장설명회도 열리지 않아 구체적 수주전략을 내놓기는 이르다”면서도 “기존에 이촌동의 오랜 랜드마크였던 LG한강자이에 이어 한강맨션에 새로운 랜드마크를 짓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수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임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수익성 중심의 주택사업을 확대하겠다”며 도시정비사업의 실적 확대를 향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촌 한강맨션 재건축조합은 10월 초 입찰공고를 내고 10월13일경 현장설명회를 진행한 뒤 11월 말 입찰을 마감해 12월 말 시공자 선정 총회를 연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