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세계 골프마케팅 효과 톡톡, 김정태 한국 여자골프 육성 의지

▲ 하나금융그룹이 후원하는 패티 타와타나킷 선수가 4월 LPGA투어 ANA인스퍼레이션 대회에서 우승을 결정한 후 기뻐하고 있다. < ANA인스퍼레이션 공식 홈페이지 >

하나금융그룹이 후원하는 골프선수들이 글로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한국 선수뿐 아니라 외국국적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 하나금융그룹 안목이 새삼 조명받고 있다.

22일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남매 골프선수인 이민지·이민우 선수를 비롯해 남녀 프로골프선수 모두 15명을 후원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 모두 골프선수 후원을 진행하고 있는데 하나금융그룹은 그 중에서도 후원규모가 독보적이다. KB금융이 6명, 우리금융이 5명, 신한금융이 4명인 것과 비교하며 월등히 숫자가 많다.

후원하는 선수들의 활동무대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는 물론 미국 프로골프협회(PGA)·여자프로골프협회(LPGA)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그룹은 한국국적 선수뿐 아니라 미국, 호주, 뉴질랜드, 태국 등 다양한 국적의 선수를 후원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대부분 한국계이긴 하지만 패티 타와타나킷, 아타야 티티쿨처럼 완전히 외국 선수도 없지 않다.

하나금융그룹은 다양한 후원선수 풀을 보유한 덕분에 최근 한국골프가 글로벌 무대에서 다소 주춤한 가운데도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그동안 한국선수들은 LPGA를 주름잡아 왔으나 올해 들어 주춤하다. 도쿄올림픽에서도 노메달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KB금융그룹 소속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인 박인비 선수는 이달 초 열린 KB금융 스타챔피언십 기자회견에서 “확실히 우리 선수들의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 LPGA에서 우승한 한국선수는 3월 기아클래식을 석권한 박인비를 포함해 김효주·고진영 등 3명에 불과하다.

반면 하나금융그룹이 후원하는 선수가 LPGA에서 우승한 사례가 3차례다. 한국국적은 아니지만 하나금융 선수가 한국 선수 전체와 맞먹는 우승 횟수를 보인 셈이다. 이 가운데는 메이저대회 승리도 2회 포함됐다. 시즌 메이저 5승 중 40%인 2승을 하나금융 후원 선수가 일궜다.

4월 ANA인스퍼레이션에서 패티 타와타나킷, 롯데챔피언십에서 리디아 고가 나란히 우승컵을 차지했고 7월에는 호주 국적의 이민지가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을 우승했다. 여기에 리디아 고는 도쿄올림픽에서 뉴질랜드에 동메달을 안기기도 했다.

9월 현재 리디아 고(91만9964달러)와 패티 타와타나킷(83만7238달러)은 LPGA 상금랭킹 2위와 3위에 올라 있다.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패티 타와타나킷은 한해 메이저대회 성적이 가장 좋은 아니카 메이저 어워드 수상자로 정해지는 등 하나금융그룹은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됐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올 시즌 주요 대회에서 후원 선수들이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좋은 유망주를 발굴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은 투어대회 개최에도 다른 금융지주보다 적극적이다. 9월 말에 KLPGA 투어대회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10월 말 KPGA 투어대회인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연말에는 올해 새로 출범한 레이디스아시안투어(LAT) 대회인 싱가포르 여자오픈을 연다.

올 시즌 3개 골프대회 타이틀 스폰서로 나서는 곳은 하나금융그룹이 유일하다. 전체 상금규모도 35억 원으로 KB금융(19억 원), 신한금융(14억 원) 등을 크게 앞선다.

이런 적극적 골프 마케팅은 골프애호가인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2020년 아시아골프리더스포럼을 창립하고 회장에 올라 레이디스아시안투어(LAT) 시리즈 출범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3월에는 KLPGA 협회장에도 취임했다.

김 회장은 협회장에 오른 뒤 “한국 여자프로골프가 국내를 넘어 아시아와 세계로 뻗어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