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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
신장 162cm, 체중 45kg의 왜소한 체구에 별명은 ‘ET’.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볼품없는 외양을 지녔지만 중국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인 가운데 한명으로 꼽힌다.
마윈은 자산이 25억 달러로 중국 부호 2위, 전세계 부자 순위 33위에 올라있다.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전자상거래몰 ‘타오바오’ 입점을 위해 수많은 기업들이 ‘열려라 참깨’를 외치고 있다.
22일부터 나흘 동안 열리는 보아오포럼에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국내 기업인들이 면담 1순위에 올려놓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마윈은 하루에도 4천여 개씩 스타트업이 쏟아지는 중국에서 젊은 창업자들에게 희망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신간 ‘진짜 마윈 이야기’(영진닷컴)는 마윈의 성공신화를 다루지만 평범하고 진솔한 인간적 면모에 집중해 ‘나도 마윈처럼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다.
이 책이 기존에 국내에 번역 출간된 수십여 권의 전기와 다른 점은 마윈을 20여년 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8년째 비서로 수행하고 있는 천웨이가 집필했다는 것이다.
마윈으로부터 직접 전기 출간과 관련해 ‘공인’을 받아 사실성 측면에서 전기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중국에서 출간돼 전기부문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마윈은 이 책에 대해 “그 시절 지나간 일과 사소한 사건들, 내 기억의 끝자락에서 이미 한 발짝 지나간 것들을 지금 다시 모아 ‘재방영’한 이 책은 나로 하여금 수많은 과거의 아름다웠던 순간들을 다시 떠오르게 했다”고 평가했다.
마윈은 창업에 나선지 20여년 만에 ‘신화적’ 인물로까지 추앙을 받고 있지만 인간적인 매력도 많은 사람이다.
저자는 마윈이 지닌 유능하고 운좋은 사업가라는 점이 아니라 그가 지닌 인간적인 면모에 초점을 맞췄다. 거침없는 언행과 비범한 발상으로 주목받는 ‘괴짜’ 사업가 마윈이 아닌, 사람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태극권과 영화에 심취하는 친근하고 인간적 면모를 지닌 마윈을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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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웨이 지음 박해남 옮김, '진짜 마윈 이야기.' |
저자는 마윈이 20여년 전 평범한 영어교사였던 시절 맺은 인연부터 알리바바그룹의 회장이 된 현재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에피소드를 전한다.
그동안 인터뷰나 전기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마윈의 다양한 얼굴은 물론이고 기업경영 노하우와 철학도 엿보게 한다. 또 구어와 대화체, 수많은 사진을 실어 어렵지 않고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마윈이 성공한 기업인으로 전세계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희망의 롤모델로 우뚝 서게 된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한마디로 단언하기 어렵지만 이 책을 통해보면 마윈의 낭만주의적이고 긍정적인 기질이 그 비결인 듯하다. 그가 어려울 때도 꿈을 꿀 줄 알았던 인간이라는 것이다. 부인이나 자식에 대한 애정, 격식을 따지지 않고 즐기는 유머, 영화에 대한 무한한 관심 등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들이 마윈의 이런 면모를 보여준다.
그 가운데 하나는 이런 것이다. 마윈은 사업 초창기 ‘가난하지만 즐겁다'는 말을 곧잘 했다고 한다.
마윈은 사업이 어려웠던 시절 직원들과 함께 꿈꾸는 연습을 했다. 가령 500만 위안을 보너스로 받으면 어떻게 쓸까를 놓고 직원들과 회의를 하는 식이다. 연말에 보너스도 없이 추가 야근을 해야 했던 직원들과 이런 어처구니 없는 잡담인지 회의인지 알 수 없는 토론을 마친 끝에 마윈의 마지막 말은 이랬다.
“좋아요, 방금 여러분들이 말한 내용은 다 이루어질 거예요. 그러니 계속 일합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