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다양한 해외주식 관련 이벤트를 내놓으면서 해외주식 투자에 나서는 이른바 ‘서학개미’를 붙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내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해외주식 투자에 나서는 고객이 늘면서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관련 수수료수익도 급증하고 있다.
  
증권사 해외주식 마케팅 강화, 국내증시 부진에 '서학개미' 잡기 경쟁

▲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해외주식 거래고객들을 붙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해외주식 거래고객들을 붙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특히 기존에 실시했던 해외주식 매매수수료 할인, 거래금액·타사입고금액에 따른 지원금 지급 이벤트 외에 해외주식 무료증정 이벤트, 해외주식 특별가 매매 이벤트 등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9월30일까지 온라인 주식거래서비스인 뱅키스 고객을 대상으로 해외주식 증정 이벤트를 실시한다. 해외주식 신규고객 및 휴면고객에게 거래금액에 따라 DHY, ICLN, GM, 나이키 등 최대 4종목의 해외주식을 추첨을 통해 지급한다.

또 신규고객이 해외주식을 거래하지 않더라도 추첨을 통해 50명에게 증권포털 세이브로에서 집계한 7월 순매수결제 상위 50종목 가운데 1주를 제공한다.

현대차증권은 9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1천만 원 이상 해외주식을 매매한 VIP고객 가운데 매월 50명에게 해외 우량주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쉐브론, AMD, IHS마킷 등 미국 대표 우량주 5종목 가운데 110달러에 가장 가까운 종목으로 증정한다.

유진투자증권은 9월30일까지 인기 해외주식을 10년 전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추첨을 통해 구글, 테슬라, 애플, 스타벅스 등 4개 종목을 2011년 9월1일 종가로 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추첨을 통해 500명에게는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인 QYLD(GLOBAL X NASDAQ-100 COVERED CALL ETF)도 1주씩 증정한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해외주식 첫 거래고객이 500만 원 이상 거래하면 해외주식 1주를 무작위로 지급하는 이벤트를 연말까지 진행하고 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 등도 비대면 신규고객에게 해외주식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펼쳤다.

해외주식 투자에 나서는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어 해외주식 거래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마케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반면 해외증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3월 이후 약 6개월 동안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6.2%에 머무른 반면 같은 기간 미국 S&P지수는 19%, 나스닥지수는 16% 상승해 수익률 격차를 보였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주식 결제대금은 2077억4천만 달러(약 238조 원)로 집계됐다. 이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2020년 연간 해외주식 결제대금(1983억2천만 달러) 규모를 이미 뛰어넘었다.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관련 수익도 크게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증권사 59곳의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은 456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24억 원)보다 105% 증가했다.

증권사들의 연간 외화증권 수수료 수익은 2019년 1634억 원에서 2020년 5467억 원으로 약 3배나 급증했다. 올해도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주식을 주는 이벤트는 먼저 실시된 국내주식과 관련한 이벤트들이 성공하면서 나타난 마케팅 전략이기도 하다.

주식 관련 이벤트는 금융권 뿐만 아니라 유통, 콘텐츠 등 다른 산업계로도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다.

올해 4월 출범한 토스증권은 국내주식을 무료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면서 큰 성공을 거뒀다. 이 이벤트는 최대 수십만 원에 이르는 주식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퍼지면서 200만 명 이상의 고객이 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편의점 이마트24는 7월 하나금융투자와 손잡고 도시락 구매 고객에게 국내주식 1주를 무작위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1개월 동안 진행하기 위해 물량 2만 개를 준비했는데 사흘 만에 모든 물량이 소진돼 이벤트가 조기에 종료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